[박재홍] 출발 40홈런-40도루
기사입력 1997년 04월 15일 14시 50분
`이젠 몸쪽 공까지_.' 현대 （24）이 작년에 기록한 30개의 홈런은 모두 아웃코스 높은 공을 때려 만들어냈다. 홈 플레이트에 바짝 붙어 치는 스타일이어서 아웃코스에 강점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 거꾸로 말하면 인코스가 약점이었다는 얘기다. 작년 5,6월 타격자세에 대한 시비가 벌어진 뒤 23타석 무안타의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것도 투수들이 인코스를 집중 공략했기 때문. 하지만 올해부터 투수들은 몸쪽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지난 13일 인천 삼성전에서 최창양의 시속 145㎞짜리 몸쪽 높은 공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겨버렸다. 2경기만에 올시즌 첫 홈런. 삼성 배터리는 의아한듯 코스를 거듭 확인하며 유유히 홈으로 들어오는 을 의혹에 찬 눈길로 쳐다봤다. "몸쪽으로 던진거 맞아." 2게임서 기록한 7타수 3안타 가운데 2개의 안타가 인코스 공을 받아친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약점이 강점으로 변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올해도 타격폼은 변하지 않았다. 부정 시비를 없애기 위해 왼쪽 발이 반발짝 정도 뒤로 빠졌을뿐 여전히 홈 플레이트를 막을 정도로 상체를 수그리고 있다. "변한건 없어요. 이젠 투수들의 볼 배합을 읽어낼 수 있다는게 중요한 거죠." 결론적으로 인코스 공을 잔뜩 노리고 있다가 왼쪽 발을 바깥쪽으로 빼는 오픈 스탠스로 바뀌며 빨랫줄 같은 타구를 만들어냈다는 말이다. 올시즌 `40홈런－40도루'를 공약한 특유의 미소가 상당히 의미있게 들리는 까닭은 무엇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