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김일환 8단 ●황원준 8단
기사입력 1997년 04월 14일 14시 47분
제2보(17-26)=한-중-일 바둑계의 세대교체 바람을 한국이 주도해나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80년대 말 이미 이창호-유창혁이 주축이 되어 ' 천하'를 잠식해 나갔고 급기야 '4인방' 시대마저 90년대 들어 붕괴시키며 '이창호 독주' 체제를 갖췄다.
그 뒤를 -유창혁이 맹추격하고 양재호 등 중견과 최명훈 등 신예들이 호시탐탐 정상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추세이다.
일본의 경우엔 한국보단 약간 늦은 감이 있지만 90년대 중반들어 세대교체의 돌풍이 몰아쳐ㅅ다. 그 주인공이 유시훈 7단(천원.왕좌)과 요다(십단.고세이) 9단이다. 물론 아직 조치훈 9단이 대삼관(기성.명인.본인방)으로 정상을 요지부동 지키고 있지만.
그러나 현재 명인전 본선 등에서 먕활약하는 유7단과 조선진 8단이 또 한차례 세대교체의 돌풍을 일으켜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중국의 경우엔 '마효춘 천하'가 철옹성이라 느껴졌는데 그 벽이 최근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그것에 대해선 다음에 언급하겠다.
흑 17로 철추를 내린 수는 나름대로 기풍이라고 보지만 발이 느린 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가'로 협공하는 등 흑으로서는 뭔가 적극적인 대응이 아쉽다. 백18은 다분히 중앙을 의식한 벌림이며 흑 19는 '이 한수'라 할 만하다. 백에 '나'마저도 허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백 20이 멋드러진 중앙경영의 감각. 흑 21 비켜받음에 백은 1로 씌움이 일감으로 떠오르는 수. 그러나 이하 10까지 되면 백은 애초 중앙작전에 차질을 빚는 진행이 된다.
그런데 백 22가 좀 심한 느낌. '다'로 뛰는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흑 23이 완착이다. 백에 24로 밀리게 되어서는 흑이 포석에 실패한 감이 짙다. 흑으로선 백 22의 허점을 통렬히 응징할 수 있는 수단이 있었던 것. 그에 대해선 다음보에서 다시 알아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