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풀 마케팅 유행
기사입력 1997년 04월 14일 14시 33분
`각종 행사로 소비자를 우리 편으로 만들어라！' 기업체들이 고객을 끌어들이는 풀（Pull） 마케팅에 한창이다. 쇼윈도 진열상품은 쳐다보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고, 비싼 돈을 들여 TV광고를 해도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면 그뿐이다. 그래서 나온 게 `고객과 몸으로 부딪히는 전법'이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가장 먼저 길거리로 들고 나온다. 음료, 맥주 등은 시음대회, 과자 등 먹거리는 시식대회. 휴대용 전화기나 시티폰 등 무선전화업체는 예쁜 아가씨들이 "전화를 직접 해보라"고 성화를 부리며 제품 이미지 심기에 한창이다. 영화관도 `소비자 끌어안기'에 나섰다. 최근 `홀리데이 인 서울'을 개봉한 영화사 시네마서비스는 극중 여자주인공인 이 다리 모델인 것에 착안, 영화관 앞에서 `아름다운 다리 선발대회'를 열었는가 하면 지난해 상영된 `프렌치 키스' 때는 백주대낮에 `키스 경연대회'를 펼치기도 했다. 또 OB시그램은 코냑 마르텔 판촉행사로 서울 유명 나이트클럽을 순회하며 `키스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여기에는 60만원대 다이아몬드까지 걸려있어 참가한 젊은이들이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들의 사랑을 선포하고, 상품도 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기도 한다. 상품만 주는 것은 아니다. 롯데제과는 몇해전 제크 크래커를 내놓은 뒤 서울 압구정동과 신촌, 부산 광안리 등 전국의 젊은 거리를 찾아다니며 `제크 모델선발대회'를 열어 입상자를 TV와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에 광고모델로 출연시키기도 했다. 춤도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 소재. OB맥주는 `랄라라춤'이 히트하자 이 춤을 잘추는 소비자를 찾아다녔고, 의류업체인 톰보이는 `록그룹 콘테스트'를 벌이기도 했다. PC통신이 일반화되면서 빙그레는 `사이버모델 선발대회'를 마련하고 다음달 1일부터 인터넷으로 최종심사를 한다. 우편접수를 통해 신청을 받은 다음 남녀 24명을 인터넷에 올려놓고 네티즌의 심사와 투표를 거쳐 남녀 모델 3명을 선발한다는 것. 모델로 뽑힌 사람은 물론 심사한 소비자에게도 노트북 컴퓨터 등 푸짐한 선물을 줘 고객참여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제 제품과 서비스를 불쑥 내미는 `푸시（Push）시대'가 아닌 고객을 끌어당기는 `풀시대'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