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공화국] 정치음모 (6)
기사입력 1997년 04월 14일 13시 51분
제일무역 차성덕 회장과 그의 둘째아들 차영일. 이미 업계에서는 두 부자간 관계가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음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마지막 사업체를 끝으로 부자관계도 청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아들이 구타 당하여 입원을 해도 한번 찾아간 일이 없었다. "이녀석 죽어도 그만이다. 며느리 볼 낯도 없으려니와 장차 정계에 투신 하는데도 큰 장애가 될것이다." 그렇게 완전히 발을 끊어버렸다. 그리고 아들이 입원한지 보름이 지난 무렵. 놀랍게도 그는 한통의 엄청난 전화를 받게 되었다. 학교 동문인데다 정계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는 허의원의 전화였다. 몇 남지않은 무소속 이지만 곧 집권당으로 당적을 옮길 것이며, 옮기는 즉시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는 거물이다. "웬일이십니까 허의원님." "잠시후 전화가 있을거요. 잘 듣기만 하시오. 큰 도움이 될겁니다." "요?" "…. 긴 이야기는 나중에 만나서 합시다. 무슨 요구가 있으면 무조건 들어 주세요." "아… 네. 알겠습니다." 놀라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들었다. 에서의 전화라고 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놀란 가슴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다시 벨이 울렸다. "네. 차성덕 입니다." "차회장님. 허의원 전화 받으셨지요? … 저 최 차장 이라는 사람입니다. 차회장님은 잘 알고 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네. 네. 알겠습니다. 누구라구요. 네. 아 허원행 실장요. 만나겠습니다. 당장이라도 만나도록 하지요." "감사합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길이 없었다. 허의원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전화, 게다가 허실장을 만나보라는 부탁. `허실장? 그사람은 또 누구지?' 그렇게 의문에 싸인채 앉아 있을때 비서로 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 증원물산의 허원행 실장 이라는 사람의 목소리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제가 찾아가 뵈어야 하는데 보안을 요하는 일이라서요. 시간 있으시면 내일 오후 2시까지 을지로 `M'호텔 23층 2301호실 나오십시오." "네? M호텔 2301호요? 예… 알겠습니다. 늦지 않도록 맞춰 가겠습니다." 손이 덜덜 떨렸다. M호텔 23층이 어떤 곳인줄은 차회장도 잘 안다. 이미 재계나 정계에서는 잘 알려진, 말하자면 공개된 비밀장소다. `뭔가 좋은 일이 생길것만 같은데. 아니면? … 혹시 탈세조사. 아니지. 그런 혐의가 있다면 그 호텔은 아냐. 그럼 무슨 일이야. … 허실장? 그사람은 또 누구야. 집에 돌아와서도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흥분과 기대가 그렇게 만들었다.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