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미팅] 젊은이 사로잡는다
기사입력 1997년 04월 14일 13시 36분
`평범한 미팅은 싫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기발한 형식의 신종미팅이 생겨나 유행하고 있다. 개목걸이팅, 따발총팅, 비자금팅, 웨이터팅, 라면팅 등이 바로 그것. `개목걸이팅'이란 남자쪽에서 허리띠를 목에 두르면 상대편 여자가 맘에 드는 남자의 허리띠를 잡아당겨 짝이 연결되는 미팅이다. 이때 간택(?)된 남자는 상대의 의사를 받아들일 경우 순순히 끌려가고, 싫으면 죽을 힘을 다해 끝까지 버티는 형식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고. 여자쪽에서 맘에 드는 남자에게 `따다다다'라고 소리를 내며 총을 쏘는 `따발총팅'도 있다. 총을 맞은 남자의 선택은 두가지. 상대방이 마음에 들 경우 죽는 시늉을 하며 반대일 경우엔 같이 총을 쏘면 된다는 것. 따발총팅은 조금 유치하기는 하지만 복잡한 과정없이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어 최근 인기가 점점 높아가고 있다고. 요즘 사회적인 분위기를 반영해 등장한 `비자금팅'은 모든 사람이 일정한 액수의 돈을 걷어 비자금을 조성한 뒤 연결된 커플에게 데이트비용의 전액을 지원해 주는 미팅으로 짝을 만나지 못하면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까지 받게 되는 미팅이다. 당사자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웨이터팅'과 절약형 신세대들이 선호하고 있는 `라면팅' 또한 이색적이다. 웨이터팅은 같은 종류의 음료를 각각 두잔씩 사람 숫자만큼 주문한 다음 웨이터가 테이블에 내려 놓는 음료의 종류가 같은 사람들끼리 파트너가 되는 것이며, 또한 라면을 한가닥씩 잡은 다음 끝과 끝이 연결된 사람들이 커플이 되는 미팅이 라면팅이라고. 이희정양(20· 영어교육1년)은 "얼마전 개목걸이팅을 했는데 잘생긴 남자의 목을 묶은 허리띠를 잡아당기는 기분이 짜릿했다"며 "여성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것이 좋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