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배 -현창 부자] 트랙위에 인생 걸었어요
기사입력 1997년 04월 13일 15시 03분
"우리 부자（父子）는 경륜장에서 인생의 승부를 내기로 약속했습니다."
경륜사업본부 이선배（59）－현창（25） 부자.
400여명이 일하는 경륜사업본부에서 유일한 부자간이고, 게다가 소속부서도 심판과로 같다.
아버지는 경륜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자전거 이상유무를 검사하는 검차담당, 아들은 결승선에서 선수들의 착순을 가리는 엔들리스 카메라요원.
검차원 이씨는 지난 94년 경륜출범당시부터 이 분야에 종사해 온 베테랑.
외아들 현창씨는 경륜의 발전가능성을 고려한 아버지의 권유로 지난 95년부터 카메라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아버지 이씨는 지난 66년 아시안게임 사이클 단체도로 금메달리스트이고, 68년 일본 시즈오카에서 열린 한－일 친선 사이클대회에 한국인 최초로 1만m 종목에 출전, 금메달을 따기도 한 유명선수출신이다.
"7명의 선수가 밀집대형으로 최고 시속 70㎞로 질주하는 레이스에서 자전거의 이상은 대형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이씨는 "다행히 경륜출범이래 한차례도 자전거로 인한 사고는 없었다"며 환하게 웃는다.
이같은 무사고의 뒤에는 레이스에 앞서 5차례나 꼼꼼히 경주용 자전거를 검사하는 이씨의 손길이 닿아 있다.
아들 현창씨도 부친 만큼이나 일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하다.
초정밀 판독장치인 엔들리스카메라를 다룬다는 자부심에 맡은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르고 말겠다는 결심을 굳힌지 오래다.
이들 부자는 "퇴근길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곁들여 정담을 나누고 피로를 풀 수 있다는 점은 한 직장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