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데이] 진짜 왕자-공주 됐어요
기사입력 1997년 04월 13일 15시 03분
블랙데이인 14일 `왕자'와 `공주'가 만나는 이색 이벤트가 펼쳐진다. 이름하여 `왕자와 공주의 만남'. 이들은 이날 블랙데이의 필수 메뉴인 자장면 대신 시녀들（?）의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고급스럽고 우아한 프랑스 요리를 들면서 하룻동안 진짜 왕자와 공주가 되는 환상체험을 하게 된다. 행운의 주인공은 이은석（27．의사）, 배광철（27．식품회사 연구원）, 이민석 왕자（27．회사원）와 하정남（24．새한미디어）, 정한나（24．대학원생）, 홍혜선 공주（25．무직） 등 모두 6명. 이 지난달 컴퓨터통신 을 통해 `내가 진짜 왕자, 내가 진짜 공주'의 사례를 공모, 선발한 선남선녀들이다. 이들의 미팅은 이날 오후 7시30분 이 호텔 프랑스식당 라콘티넨탈에서 `왕자 메뉴'와 `공주 메뉴'로 저녁식사를 하며 시작된다. 스웨덴의 구스타프국왕과 영국의 앤공주가 88올림픽때 방한, 이 호텔에 묵으면서 즐겨 먹었던 훈제연어와 도미찜 소안심 모듬샐러드 등 6가지 코스요리다. 파트너 선정은 식사후 펼쳐질 디스코텍에서. 조명이 짙게 깔리고 블루스 음악이 흐르기 시작할때 백마탄 왕자가 점찍어 둔 공주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것이다. 만약 여성이 `오케이'하면 두사람은 전국에서 선발된 첫 왕자와 공주 커플로 탄생한다. 왕자와 공주들은 120대1에 가까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됐다. 전국 곳곳에서 11세 소녀부터 46세 주부에 이르는 700여명이 응모했던 것. 응모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왕자나 공주라는 이유에 대해 "내 미모를 시샘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선글라스 없이는 외출할 수 없다" "택시정류장에서 서로 나를 태우기 위해 싸우는 기사들을 보면 즐겁다" "언젠가는 독사과를 들고 마귀가 찾아올 것 같다"는 등 `과대망상증세'를 보였다.
호텔측은 그러나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기준을 두고 진실한 왕자와 공주를 선발했다고. 이은석씨의 경우 "이 시대의 진정한 왕자는 평범한 일에도 솔선수범할 수 있는 진지한 자세를 갖춰야 한다"며 "미국 의 금문교 부근 풍광좋은 별장에서 공주처럼 아름다운 여성과 함께 사는 것이 꿈"이라는 사연을 제출했었다. 하정남양은 자신을 얼굴도 예쁘고 일도 잘해 별명조차 `신세대 공주'라고 소개하고 "공주로 살다보니 여태껏 애인하나 사귀지 못했다"며 "이번 미팅에서 백마탄 왕자를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