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운] '도하의 한' 푼다
기사입력 1997년 04월 13일 15시 00분
"이젠 태극마크를 달고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 엄청난 폭발력으로 J리그（일본프로축구리그）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적토마' （高正云．31．세레소 ）이 보다 큰 과녁을 겨냥해 불같은 투지를 사르고 있다. 오는 5월21일 일본에서 벌어지는 한－일 정기전 어웨이 경기. 양국이 자존심을 내걸고 맞붙는 이 승부를 기필코 승리로 이끌겠다는 야심이 가슴을 뜨겁게 데우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은 언제가 될 지도 모를 이 날을 비수를 갈며 기다려 왔다. 지난 93년 10월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94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일본에 0대1로 분패한 치욕을 잠시도 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준준결승서 3대2로 빚갚음을 했지만 그의 성에 찰 리는 만무했다. `도하의 충격'이 너무도 컸던 까닭이다. 따라서 언젠가 꼭 한 번은 일본을 시원스럽게 누르고야 말겠다고 별러 왔었다. 마침내 그 날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컨디션이라면 그의 한풀이가 가능할 것 같다. 지난달 나비스코컵 조별리그에서 3골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일본열도를 긴장시켰던 그가 12일 나고야 그램퍼스와의 J리그 개막전（3대1 승）서 또다시 1골 1어시스트를 작렬, 절정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퇴하기 이전에 한－일 정기전이 부활돼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승부이니만큼 각오 단단히 하고 있습니다." 코리안리그에 이어 J리그에서 또 하나의 멋진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 최근 차범근 감독으로부터 "한－일 정기전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어달라"는 요청을 받은 은 벌써부터 5월21일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