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현] 꾀 + 파워 화끈
기사입력 1997년 04월 13일 14시 58분
말뿐인 변신이 아니었다. LG （26）이 상쾌하게 97시즌을 시작했다. 12일 전주 쌍방울과의 개막전서 4타수3안타 1득점 1타점. 올해는 체력에 자신이 있으니 "초반부터 화끈하게 밀고 올라가겠다"던 큰소리를 그대로 보여줬다. 특히 3회초 1사 2루서 좌익수 키를 훌쩍 넘기는 2루타를 때려 팀의 첫 타점을 올리면서 `꾀돌이'가 이제는 `힘있는 타자'임을 신고했다. 지난 3년간 항상 몸이 느즈막이 풀리는 슬로 스타터였던 은 시즌 막판에는 늘 체력이 달려 고생하곤 했다. 그러나 작년 가을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훈련량 덕분에 올해는 "힘이 넘친다"고 야단이다. 툭툭 맞히는 타격인데도 공에 힘이 실리니 기분좋은 안타가 연달아 나왔다. 그러나 개막전의 성적표는 100점 만점이 아니다. 쌍둥이 공－수－주의 핵 에게 기대하는 몫은 언제나 남보다 3배. 타격에선 희망가를 불렀지만 베이스러닝에선 1회 도루를 실패했고 수비에선 6회 실점을 부른 뼈아픈 송구 실책을 했다. 도루 실패는 상대 포수 김성현을 너무 만만하게 본 탓이고 실책은 병살처리 욕심이 앞서 순간적인 판단 착오를 했다. 에게 타격은 감이 문제지만 베이스러닝과 수비는 집중력의 문제다. 정신만 차리면 늘 만점을 자신하는 두 과목에서 차례로 실수를 범한 셈이다. 첫 경기를 졌지만 LG는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톱타자 이 확실하게 뛰고있기 때문, 첫째 이유로 틀리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