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동] '작은고추' 태풍경보
기사입력 1997년 04월 12일 14시 41분
작다고 얕보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키 1m63의 프로축구 최단신인 김현동（25．LG）이 97시즌들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단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당당히 LG의 주전 게임메이커로 낙점 받아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어 상대 수비수들의 1급 경계대상 선수로 떠오른 것. LG 박병주 감독은 지난달 26일 아디다스컵 프로축구대회 포항과의 2차전（0대1패）서 팀의 붙박이 게임메이커인 이라크 용병 자심이 허벅지 부상을 당해 1개월이상 출전이 불가능해지자 고민에 빠졌었다. 그 자리에 마땅히 내세울 만한 `대타'가 없었던 것. 고심끝에 박감독이 선택한 카드가 김현동이었으나 그가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쳐 LG에 활력소가 되고있다. 강원대 출신의 김현동이 지난해초 9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팀내에서 조차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학시절 강원대가 한번도 중앙무대에서 4강에 들어보지 못했던 데다 김현동 스스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 그래서 김현동은 계약금도 받지못하고 구걸하다시피 최하순위인 9순위로 LG에 입단하는 설움을 겪었다. 그러나 입단 첫해인 지난해 교체멤버로 14경기에 출전해 1골을 낚아올리며 가능성을 인정받더니 드디어 올해에는 주전으로 도약, 뒤늦게 축구인생을 꽃피우고 있는 것. 김현동은 "이제 그라운드에 나서면 자신감이 생긴다"면서 "키가 작은 선수도 얼마든지 훌륭한 축구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