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부인들] 우리도 같이 뛰어요
기사입력 1997년 04월 12일 14시 38분
바늘 가는데 실간다. 프로야구가 개막되면서 선수들의 부인들도 바빠졌다. 남편의 체력관리를 위해 밥상부터 비시즌 때와는 다르게 차려야 하기때문이다.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인 삼성 （39）와 투수 최고참인 LG （37）가 아직도 20대 못지않은 체력을 과시하는 것도 꾸준한 내조덕. 이들 부부는 독실한 신앙생활로 소문이 나 있다. 의 부인 이신화씨는 원정경기 때는 남편에게 목사의 설교를 전화로 들려준다고. 의 부인 김미경씨는 남편의 선발등판 전날엔 꼭 철야기도에 나선다. 쌍방울 마무리 의 집은 시즌이 시작되면 생선 비린내로 진동한다. 부인 이기숙씨가 붕어 가물치를 밤낮으로 지지고 볶아대는 탓.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삼성 성준의 부인 강소영씨의 요리솜씨는 `해산물 전문집'을 차려도 좋을 정도. 미역 조개 생선 등으로 못만드는 음식이 없다. 롯데 의 집에 들어서면 대형 수입 냉장고부터 눈에 띈다. 언뜻 보기에도 다른 집보다 두배나 큰 이 냉장고는 얼음이 한가마니는 들어갈 냉동실을 갖췄다. 95년 사상 최다인 22개의 사구를 기록할 정도로 남편이 `맞고 들어오는 날'이 잦자 부인 배영미씨가 얼음찜질을 위해 특별히 구입한 것. 배씨는 남편에게 2년간 개소주를 녹용이라고 속여 복용시켜 오다가 최근 들통나 부부싸움 일보직전까지 갔다고. 작년 한화 이 투수 4관왕에 오른 비결은 꿀에 있다. 결혼 2년째로 아직도 꿀맛같은 신혼인 의 부인 권현정씨는 올해도 인삼을 잰 꿀을 준비하며 시즌을 기다려 왔다. 쌍방울 김광림의 아내 한미경씨의 내조도 독특하기로 유명하다. 야구계에는 "김광림이 집에서 스윙훈련을 하지 않으면 부인이 밥을 주지 않는다"는 얘기가 널리 퍼져 있다. 현대 소방수 정명원은 시즌땐 철저한 `금욕주의자'로 돌변한다. 정명원이 시즌 뒤 큰 상을 타면 어김없이 "고생한 아내 덕"이라고 되풀이하는 것도 알고보면 다 사정（?）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