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문동환 '배번75' 깊은 뜻은?
기사입력 1997년 04월 12일 14시 29분
야구선수에게 배번은 `제2의 얼굴'과 같다. 최근 사망한 김동엽씨는 "6．25때 38선을 넘어왔다"며 해태감독시 38번을 달았고, 일본야구의 홈런왕 왕정치는 팬들에게 1번으로 기억되고 있다. 지난 11일 롯데에 입단한 투수 （25．사진）의 배번은 75번으로 결정됐다. 우리나라에서 선수들은 보통 50번 이하의 번호를 달고 70번대는 코치들의 번호다. 이 굳이 `코치급 번호'를 고집한 이유는 뭘까? 롯데 직원들은 당초 현대로 트레이드된 가 달던 1번을 에게 권유했다. 1번은 야구기호로 투수를 뜻하는데다 현역선수로는 OB 삼성 등 주전급들이 주로 달고 있어 신인들에게 오기는 어려운 배번. 그러나 은 트레이드된 가 걸린 탓인지 "1번만 빼곤 아무거나 좋다"며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구단은 50번 이하의 번호중에서 팀내 다른 선수들이 달고 있지 않는 13번을 다시 제의했다. 그런데 이번엔 의 어머니 이옥순씨가 아예 "75번을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씨는 지난 2월 아들이 아마잔류와 프로행을 놓고 고민하자 부산의 한 역술원에 들러 "3월부터는 잘 풀릴 것"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정확히 3월1일 롯데 스카우트로부터 "입단 협상을 하자"는 첫 전화를 받았다는 것. 이씨는 아들이 롯데에 입단하자 다시 그 역술원을 찾았고, "7은 완성, 5는 온유하고 크게 된다는 뜻"이라는 말에 복채 2만원을 주저없이 내놓고 75번을 마음속에 새겨놨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