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4관왕 앙코르쇼
기사입력 1997년 04월 12일 14시 19분
작년 10월23일 현대와의 잠실구장 한국시리즈 6차전. 9회초 2사1루에서 시즌을 마감하는 좌중간 3루타를 때려낸 뒤 3루 베이스위에서 두손을 번쩍 치켜들었던 기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해태 `야구천재' （27）의 올시즌 첫타석은 170일전 잠실구장 마지막 타석의 연장선상에서 시작된다. 그맘때의 은 타석에서 어떤 공이든 쳐낼 수 있을 만큼 자신감에 넘쳐 있었고 몸과 마음은 부드럽게 풀어져 있었다. 11일밤 다시 꺼내본 당시 비디오테이프는 이를 확인해 주었다. 의 올해 목표는 타격, 최다안타, 도루, 출루율 등 4관왕으로 요약된다. 정상적인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도전이다. 문제는 시즌초반의 성적. 은 전형적인 슬로스타터로 항상 4월한달은 고전의 연속이었다. 이 때문에 중반이후 페이스에 가속도가 붙어도 초반부진을 만회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올해는 어떤가. 일단 시범경기때까진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몸이 무겁고 타격 타이밍도 맞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은 "3년만에 하와이 전지훈련을 다녀온데다 계속해서 원정을 다니다보니 몸이 지쳐 있었다"며 "시즌개막을 맞는 지금은 몸상태가 가뿐하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시즌초반의 부진에 대해 걱정하는 것도 애써 외면한다. 두고 보라는 눈치다. "나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큰 것이 부담이 되지만 절대 서두르지 않겠다. 처음부터 편한 마음으로 나가다보면 오히려 쉽게 풀려져 나갈 수도 있다." 야구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천재'소리를 듣는 의 올시즌 활약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