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악연맹] 남북 산악인 교류 '물꼬'
기사입력 1997년 04월 12일 14시 06분
`산에서 만납시다'. 북한산악연맹(MAPRK·회장 조영남)의 아시아산악연맹(회장 임철순) 가입을 계기로 남북한 산악교류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며 국내 산악계가 술렁이고 있다. 북한산악연맹은 지난달 파키스탄서 열린 아시아산악연맹 이사회의에 리학무 북한올림픽위원회 사무차장을 파견,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연맹은 즉시 이사국 예비회담을 열어 이를 승인했다. 베일속에 가려져 있던 북한 산악계가 국제 무대에 처음으로 데뷔하게 된 것이다. 북한산악연맹측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과의 산악교류를 활발히 하겠다고 밝혔으며 파키스탄 주재 북한 대사가 회의가 열리고 있던 호텔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또 올 6월 우리나라도 참가하는 북경 스포츠클라이밍대회에 기술 전수단 파견 의사를 밝혀 남북한 산악인이 처음으로 만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국내 산악계에서는 머지 않아 북한의 산악인들과 남한의 산악인들이 단일 등반대를 꾸려 고산등반에 나서는 등 그동안 꿈꿔오던 일들이 현실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한산악연맹 김우선 사무국장은 "북한이 아시아산악연맹의 일원이 됨으로써 남북한 산악운동 교류에 새 장이 열리게 됐다"며 반겼다. 한국대학산악연맹(회장 이인정)측도 "아직 때이른 기대일지 몰라도 남북학생혼합등반팀이 히말라야를 함께 오르거나 백두대간 종주를 하는 등 극적인 등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남북으로 나눠 종주한 뒤 휴전선 부근 중간지점에서 만나는 등 민족의 단일성을 확인하는 상징적 등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 산악연맹은 상근직원이 7명, 회원수는 155명이며 북한에서는 고산등반이나 경기등반 보다는 생활체육으로서의 등산이 발달해 정규 교과과정에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