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덕아웃의 천태만상 '징크스'
기사입력 1997년 04월 11일 16시 08분
4월 12일 개막전이 열리는 광주구장 덕아웃에는 요상한 소리깨나 진동할 것 같다. 감독이 호두알을 주무르느라 `드르륵' 거리는 소리에 선발 이 아침 점심을 내리굶어 배에서 `꼬르륵' 하는 소리까지. 김감독은 한 팬으로부터 받았다는 호두알이 행운을 가져다 주고 은 공복으로 던져야 헝그리 정신이 되살아난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선수들은 개막전과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를 앞두고 징크스를 종교처럼 굳게 믿고 지킨다. 한화 이 절에 쌀 한가마니씩 시주하는 것이나 현대 안병원이 `卍'자 목걸이를 주물럭거리는 것은 아닌게 아니라 종교적인 이유에서다. 쌍방울 감독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집부터 야구장까지 꼭 걸어다녔는데 올해는 위염으로 병상에서 일어난지 얼마 안됐기 때문이다. LG 가 손톱에 매니큐어를 정성스럽게 칠하고 OB 가 웨이트장으로 뛰어가며 롯데 이 손에 꼭 맞는 방망이를 찾기 위해 부산을 떠는 것은 징크스라기 보다는 실용적인 목적에 따른 것. 냄새나는 징크스의 주인공들도 있다. 한화 신인 백재호는 속옷을 뒤집어 입고 LG 은 스파이크를 절대 빨아신지 않으며 롯데 강상수는 손톱 발톱을 깎지 않는다. 대부분 선수들은 부인과의 잠자리를 피하거나 이발을 하며 개막전을 준비한다. 지나친 에너지 소모를 막고 정신을 집중한다는 취지다. 한편 삼성의 은 데뷔하던 87년부터 89년까지 개막전 3연패를 당하자 절대 달걀을 먹지 않기로 했다. `깨진다'는 말만 들어도 몸서리가 쳐졌기 때문이다. 그래서인가. 삼성은 90년부터 6승1패（0.857）로 가장 높은 개막전 승률을 기록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