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슬로 퀵' 속도전
기사입력 1997년 04월 11일 16시 08분
`코리아 특급' （24）의 피칭이 갈수록 빛나고 있다. 의 투구가 힘과 기에서 최고 수준인 메이저리그의 타자를 압도하는 속도의 완급을 나타내고 있다. 직구의 최고시속은 153㎞, 체인지업은 117㎞. 는 지난 10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뉴욕 메츠전에서 빠른 볼과 느린 볼의 차이가 무려 36㎞를 기록해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뒤흔들어 놓았다. 7회까지 모두 93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3개의 방망이가 부러진 것은 그만큼 공 끝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것. 또 속도의 강약 조절에 휘말린 메츠의 타자들은 시종 정상적인 타격 포인트를 찾지 못했다. 직구와 변화구의 시속 차이는 크면 클수록 좋다는 것이 야구계의 정설. 는 투구의 완급 조절에 눈을 뜸으로써 자신의 위력을 더욱 막강하게 만들었다. 는 메츠전까지 2게임에 선발로 나가 13이닝 동안 삼진 9개를 뺏고 9안타를 허용했다. 특히 4사구를 단 한개도 내주지 않는 안정감을 보였다. 직구의 빠르기와 변화구 제구력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자 공격적인 피칭으로 정면 승부를 펼친 결과였다. 여기에다 는 시속 124㎞대의 각도있는 파워 커브를 지녀 `무결점 선발'로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 경험만 쌓인다면 초특급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