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천] '전천후 타격'믿어라
기사입력 1997년 04월 10일 14시 33분
한화 강석천（30）이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덕아웃에서는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 주장으로, 타석에서는 상위타선의 긴급대기조로 출격하기 때문이다. 마운드에 비해 방망이의 중량감이 떨어지는 독수리 타선에서 강석천은 금싸라기 존재다.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톱타자와 중심타선을 번갈아 맡을 수 있는 `전천후 타자'이기 때문이다. 강석천은 잠정적으로 3번이나 5번을 맡는다. 그러나 톱타자로 내정된 송지만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감독은 주저없이 임무교대를 지시할 계획이다. 강석천의 주가가 상종가를 달리는데는 이미지 변신과 무관하지 않다. 강석천은 지난 89년 입단 이후 주전 외야수로 활약했지만 잦은 부상으로 기복이 심했다. 있는듯 마는듯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강석천은 전혀 새로운 인생에 눈을 떴다. 에 이어 팀내 타자서열 두번째답게 개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했고 소홀했던 체력관리에 심혈을 쏟았다. 입단 이후 최고인 357타수 102안타, 2할8푼6리. 워낙 좋은 성적을 올린 탓에 작년과 같은 활약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수 있다. 하지만 강석천은 개의치 않는다. 작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참가하지 못했던 전지훈련을 올해는 무리없이 소화했고 시범경기를 통해 컨디션 점검을 마쳤다. 8경기에 출전해 홈런 1개를 곁들인 26타수 7안타, 2할6푼9리. 강석천은 올시즌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다. 번듯하게 자기위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내년부터 수입되는 외국인 선수에게 밀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주장과 전천후 타자, 1인2역의 강석천에게는 지나친 겸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