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도대체 이정훈이 몇명이야?
기사입력 1997년 04월 08일 15시 08분
"허 참, 홍길동도 아니고, 이럴 수가…." 지난달 초 언론사에 배포할 97년 선수단 인명록 제작을 위해 일일이 등록선수 명단을 확인하던 한 （） 직원은 희안한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롯데 투수 이정훈 쌍방울 투수 이정훈 해태 내야수 이정훈. 같은 이름의 선수가 동시에 3명이나 에 첫 발을 디딘 것. 묘하게도 모두 고졸 오른손잡이다. 더욱 신기한 일은 OB의 `원조' 이정훈（李政勳）과 한자까지 똑같다는 사실. 다행히 소속팀이 각기 달라 자료가 뒤바뀌는 `대란'은 피할 수 있었지만 `한 이름 네 선수'에 적응하기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올시즌 8개구단 등록선수 498명을 찬찬히 살펴보면 절로 웃음이 나올 정도로 재미있는 이름들이 많다. 현대 투수 은 특이한 성（姓） 덕분에 가나다 순의 연감에 7년째 맨 처음으로 기재되는 영광을 누렸다. 두번째는 롯데 투수 . 차명석과 쌍방울 성영재 현대 이재주는 이름에서부터 영특함이 배어있고 현대 외야수 김낙관은 생전 화라곤 내 본적이 없어 보인다. 최향남（崔香男）은 향기가 폴폴 나는 남자. 해태 외야수 과 현대 투수 은 `부（富）'티가 좌르르 흐른다. 반면 이름때문에 손해 보는 경우도 있다. 잦은 부상에 시달리는 현대 안병원은 개명（改名）의 유혹이 끊이질 않고 내야수 임노병은 21세의 나이에도 `노장' 소릴 들어야 한다. 가장 `빛'이 나는 이름은 현역 유일의 한글이름을 가진 한화 신인투수 김해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