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원] 완급조절 기량 일취월장
기사입력 1997년 04월 08일 15시 08분
5경기에 출전해 6이닝 동안 5안타 2실점（방어율 3.00）. 현대의 `뒷심' 정명원（31）의 성적으로는 불안하다. 하지만 정명원은 올시즌 30세이브 이상을 자신한다. 새로운 경쟁 무기인 `완급 조절'의 위력을 믿기 때문이다. 팀투수 가운데 최고참으로 어느덧 프로 9년차를 맞았다. 성질만큼이나 불같은 강속구로 94년에는 시즌 최다인 40세이브를 올렸고 작년 에서 노히트노런을 일궈냈다. 하지만 강속구에만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작년 53경기에 나가 26세이브 이외에 5패라는 군더더기를 붙인 까닭은 너무 힘에만 의존했기 때문. 프로 10년을 앞둔 올해부터는 `뜨겁고 빠른' 스타일에서 탈피해 `차갑고 유연한' 모습을 갖추기로 했다. 불끈거리는 성질을 죽이고 평정심을 갖는 것은 마무리투수의 기본덕목. 또 트레이드 마크인 강속구에 예상치도 못한 체인지업을 더해 타자들을 현혹시키기로 했다. 따라서 이번 시범경기는 빠른 직구 위주에서 탈피, 슬라이더나 체인지업 등 잡다한 공을 테스트해보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시즌중에는 던지고 싶은 공이 있어도 볼카운트나 주자 상황 때문에 못 던지는 수가 많다"는 정명원은 "새로운 투구패턴을 실험하기 위한 투구를 성공적으로 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 4,5일 3이닝 출전해 9타자를 상대로 1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는 등 후반으로 가며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30세이브는 기본이다. 그러면 타이틀은 따논 당상 아니겠는가." 스타일은 바뀌어도 욕심만큼은 여전한 정명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