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아두케] 가출아내 파란만장한 '여정'
기사입력 1997년 04월 08일 15시 01분
스페인의 열정으로 대변되는 여배우 빅토리아 아브릴, 그녀의 강렬한 영상이미지가 빛나는 스페인 영화 `글로리아 두케'가 국내에 공개된다.(12일 명보극장).
할리우드의 대형 오락영화는 물론 유럽의 아트필름들과도 뚜렷하게 차별되는 영상미학을 갖춘 게 스페인 영화의 특징. `글로리아…'도 예외가 아니다.
스페인의 뤽 베송으로 불리는 신예 어거스틴 디아즈 야네스 감독의 첫 연출작이지만 스페인의 인 고야영화제에서 9개부문을 수상했고,
여주인공 빅토리아 아브릴은 `아만테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데 이어 산세바스찬 영화제의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었다.
글로리아 두케라는 제명은 영화속 주인공의 이름.
촉망받는 투우사를 남편으로 두었으나 남편이 투우 도중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자 가난으로부터 헤어나기 위해 가출을 감행, 파란만장한 인생여정을 걷게 되는 인물이다.
알코울중독에 빠져 창녀가 된 뒤, 우연히 마피아들의 마약거래사건에 휘말렸다가 돈세탁 장부를 손에 넣게 되는 등 글로리아 두케의 인생드라마는 처절하면서도 역동적으로 묘사된다.
빠른 템포로 전개되는 드라마는 갱스터와 스릴러, 리얼리즘무비 등의 장르를 넘나들면서 스페인 영화 특유의 원색적 분위기와 절묘한 하모니를 이뤄낸다.
특히 도발적인 입술의 창녀와 겁먹은 표정의 알코올중독자, 불행한 투우사의 아내, 총을 든 여전사 등 다양한 얼굴로 강인한 삶의 의지를 표출해낸 빅토리아 아브릴의 연기는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
`하몽하몽' `하이힐' `아만테스' 등 스페인 영화의 매력을 음미해본 관객들에게는 또한나의 선물이 될 영화가 `글로리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