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 목진석 3단 ● 서능욱 9단
기사입력 1997년 04월 08일 14시 56분
제5보(101∼138)＝전보에서 백으로선 순간의 방심이 대환란을 몰고 왔다.
흑이 1로 끊고 3으로 밀어붙이자 역시 백은 응수가 곤란한 모양.
백 일곱점을 살리자니 요석인 백 △가 잡혀 피곤한 고행길이 선하다.
그래서 결단을 내려 백 4로 꼬부렸으나 흑 5로 상변이 송두리채 잡혀버렸다.
백 6 이하는 내친걸음의 사석작전.
그러나 7 이하 흑의 저항도 만만치 않아 별 얻어질 것이 없는 모습.
여기서 목 3단이 순간적으로 착각한 그림이 이다.
실전 백 16 때 흑이 1∼5까지 수습하면 백 6∼10까지 좌변 흑 말을 잡을 수 있다고 본 것.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독단적인 수읽기.
흑 17 막음이 역으로 백 말에 대해 선수로 듣는다는 것을 깜박한 것이다.
애초 흑이 22 이음을 보류한 것도 때에 따라 17 쪽 막음을 선수로 활용하기 위한 배려였던 것.
어쨌든 흑은 21까지 선수로 좌변을 살린 뒤 27까지 상변마저 수습하자 백으로선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말았다.
이래서는 흑의 필승국면. 백 30에 흑 31을 보라.
평소 서 9단답지 않게 얼마나 몸을 사리고 있나를 알 수 있다.
그런데 백 36 때 흑 37은 또 뭔가.
무조건 흑 1의 요처를 선점할 자리였다.
백 2, 4 끝내기 정도는 당해준다. 다음 백으로선 A의 약점을 이용한 우하 흑진의 침투를 노리는 정도지만 그것은 그때가서 해결하면 된다.
38에 두게 되어서는 백도 희망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