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권] 명가재건 '희망봉'
기사입력 1997년 04월 07일 15시 06분
"명가(名家) 재건은 내가 앞장선다."
`해결사' 정재권（鄭在權．27．대우）이 고공비행을 위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정재권은 6일 97아디다스컵 우승의 분수령인 포항과의 어웨이경기（2대1 승）서 올시즌 마수걸이골과 2호골을 거푸 작렬,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지난 94년 8월부터 590일동안 따라붙던 포항전 무승（5무8패）의 사슬마저 시원스레 끊어버린 한판.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는 정재권은 오랜만에 제 몫을 해낸 데 대해 스스로 고무된 듯 벌겋게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동안 `골맛'을 보지 못해 조바심이 적잖았던 게 사실.
지난 2월 중국전지훈련 중에 부상한 오른쪽 발등이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지난 2일 유공과의 4차전（0대0）에선 절호의 찬스를 여러차례 허공에 날려보내며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 "한물갔다"는 비아냥까지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영일만에서 보란듯이 날카로운 득점포를 재가동, 부활의 날개를 높이 치켜세웠다.
부산상고_한양대를 거쳐 94년 프로에 입문한 4년차.
그도 입단 후 2년까진 혹독한 통과의례를 치러야 했다.
2년간 뛰어 거둬들인 성적이 39경기 출전에 6골 3도움이 고작이었던 것.
그러나 지난해 31게임에서 8골 5도움을 기록하며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정재권은 여세를 몰아 올해도 신임 이차만 감독의 절대적인 신뢰아래 대우의 확실한 `희망봉'으로 자리매김했다.
91년 이후 이렇다할 타이틀이 없어 최초의 정규리그 3회 우승（84,87,91년）의 위업조차 빛이 바래져 가고 있는 대우.
그래서 정재권으로선 명가 재건에 더욱 오기가 솟는 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