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우씨] 뇌종양 딛고 해설가 데뷔
기사입력 1997년 04월 07일 15시 06분
80년대 명가드 이원우씨（39）가 병마（病魔）를 딛고 다시 농구계에 돌아왔다. `비운의 스타' 이원우씨는 6일 인천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97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회전 4차전 나래－대우전을 중계한 TV의 해설을 맡은 것. 이원우씨는 80년대 중반 박수교 김성욱 임달식 등과 함께 농구명문 현대의 신화를 이룩하며 국내무대를 평정시킨 주역. 지난 80년말 현대에 입단, 94년 2월 은퇴할 때까지 폭발적인 득점력과 어시스트로 코트를 주름잡았고 7년 동안 국가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또한 농구대잔치에서 개인통산 1천리바운드, 500어시스트, 3천득점, 500호수비 등을 돌파하는 등 각부문에 걸쳐 금자탑을 쌓았다. 하지만 현역시절의 화려함은 은퇴 후 그리 길지 못했고 오히려 어두운 운명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코트를 떠난 뒤 홍보부에서 근무하던 이원우씨는 94년 9월 사우나에서 혼절, 쓰러졌다. MRI 진단 결과, 머리 윗부분에 골프공보다 더 큰 종양이 발견돼 메스를 댔고 재발방지를 위해 방사선 치료까지 받았다.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 가는 등 `재기불능'으로 보이던 이원우씨는 4개월간의 힘겨운 투병 끝에 극적으로 상태가 호전됐고 95년 2월 복직,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돌아갔다. 병상과 일상에서 늘 `오렌지색 농구볼'을 꿈꿔온 이원우씨는 지난달 방송사 측으로부터 제의를 받고 흔쾌히 수락, 이번에 해설가로 데뷔했다. 이원우씨는 "어찌됐건 3년만에 다시 `마음의 고향'인 코트에 돌아와 감개무량하다. 처음이라 몹시 떨렸다. 앞으로도 마이크를 잡게 되면 알찬 해설을 할 수 있도록 어휘력과 전문농구지식을 쌓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기회가 주어질 경우 풍부한 실전경험을 살릴 수 있는 지도자 생활도 꿈꾸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