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연석] 꺾다리 골잡이 '찬란한 부활'
기사입력 1997년 04월 06일 17시 12분
프로축구 천안 일화의 `꺽다리 골잡이' 황연석（24．1m93）이 개화기를 맞았다.
지난달 22일 포항과의 97아디다스컵 개막전서 올시즌 팀 1호골을 장식, 레네 감독에게 데뷔전 승리를 안겼던 그가 갈수록 예리함을 더하며 `천마의 승천'을 주도하고 있는 것. 특히 지난 2일 대전과의 경기（3대1 승）서 그는 고삐 풀린 황소나 다름 없었다. 0_1로 뒤지던 상황에서 아보라（가나）의 동점골과 아드리안（자이르）의 역전 결승골을 거푸 어시스트, 팀을 위기에서 건졌던 것이다. 사실 작년만 하더라도 황연석의 미래는 밝지 못했다. 28경기（아디다스컵 포함）에나 출전해서 거둔 성적이 고작 4골 4어시스트였고, 그나마 팀에 승리를 안긴 결승골은 단 한 번뿐이었던 것. 게다가 아디다스컵에선 6경기 모두 교체선수로 들락거려 팬들로 하여금 `벌써 끝났나'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했었다. 95년 데뷔와 함께 9골 3어시스트를 올리며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팀 공헌도 1위를 기록했을 때와 비교하면 너무나 초라한 추락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게 마련. 황연석은 올들어 레네 감독을 만나면서 무섭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체력이 약한 치명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매경기 펄펄 날고 있고, 수십만달러짜리 용병들을 제치고 주전 자리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레네 감독도 "스토퍼나 리베로의 역할을 맡겨도 충분히 소화할 천부적인 능력을 지녔다"며 황연석을 추켜세운다. 머지않아 프로 그라운드에 `황연석 시대'가 열릴 것 같은 예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