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만학 어머니 학비 부담 '이숭용은 효자'
기사입력 1997년 04월 06일 17시 10분
시원하게 잘 생긴 마스크, 훤칠한 키에 군살없이 쭉 뻗은 몸매와 호쾌한 타격.
현대 `귀공자' 이숭용이 자타가 공인하는 팀내 최고 인기선수가 된 이유는 여러가지다.
하지만 진짜 매력은 외모보다 `바른생활' 교과서에나 나올법한 마음 씀씀이에 있다.
요즘 현대 선수들 사이에는 `효자' 이숭용의 훈훈한 미담이 화젯거리다.
이숭용이 어머니의 `만학의 꿈'을 이뤄드린 얘기가 뒤늦게 알려지면서부터다.
이숭용은 올해 성결교 신학대학에 입학해 늦깎이로 신학공부에 열정을 쏟고 있는 어머니 박상은씨（47）의 학비 전액을 자신의 연봉으로 부담하고 있다.
어머니 박씨는 신앙심 하나로 똘똘 뭉친 독실한 기독교 신자.
박씨는 가양동의 집을 떠나 인천 선수단숙소에서 생활하는 아들을 위해 하루에도 몇번씩 기도를 올린다.
그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 이숭용은 지난 94년 입단하면서 어머니에게 "언젠가 내 힘으로 꼭 신학대학에 보내드리겠다"고 했고 그 약속을 3년만에 지켰다.
"어머니는 제게 정말 특별한 힘을 가진 분이세요. 늘 어머니 생각을 하면서 힘을 얻습니다."
이숭용은 용암초등학교 시절 유난히 키가 작았던 자신의 다리를 매일 주물러주며 "1m85까지만 크게 해달라"고 기도하던 어머니 덕에 현재 키가 정확히 1m85가 된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박씨는 지난달 10일 미국 전지훈련 중이던 이숭용의 생일에 한살때부터 26살까지 변한 모습을 묘사한 인형 26개를 소포로 보내기도 했다.
"어머니가 저한테 쏟으신 정성을 100분의 1이나마 갚은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효자' 이숭용은 마냥 쑥스럽게 웃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