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력서 제조업체 호황
기사입력 1997년 04월 04일 15시 55분
대부분 업종이 경기 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력서 제조 및 판매업체들은 실업자 급증으로 인한 구직 전쟁에 편승,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시장 점유율 30％로 서식 제조부문의 국내 선두 업체인 근영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력서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실업자가 많아지면서 문구 도매상들이 이력서를 사가는 양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근영사로부터 이력서를 공급받는 서울 서초동의 한 대형 문구점의 경우는 이력서 3장과 자기소개서 3장이 든 300원짜리 세트를 구입해가는 사람이 하루 6∼7명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0월 이후 10명 가량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 문구점 종업원은 "다른 문구류의 판매량이 갈수록 떨어지는데 비해 유독 이력서만은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역삼동 지하철역 구내에 있는 대형 문구점의 주인은 시가 100원에 5장짜리 이력서를 찾는 사람이 10명 안팎이었으나 올초부터는 20명을 넘어서는 날이 잦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실업자수가 60만명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날마다 이력서를 쓰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구직난 때문에 판매고가 올라간다고 생각하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