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엘보공화국] 술 잘마시면 시민권 준다
기사입력 1997년 04월 04일 15시 54분
"술의 나라 국민이 되세요." 세계 유일의 술공화국인 `쿠엘보공화국'（Republic Of Cuervo Gold）이 국내에서 시민권을 교부한다. 오는 15일쯤 컴퓨터통신 유니텔에 개설되는 `쿠엘보 포럼'을 통해 쿠엘보공화국 시민권 취득 희망자를 모집하는 것. 쿠엘보공화국은 미 플로리다주 남쪽 카리브해 서인도제도에 있는 면적 10만평 규모의 초미니국가. 유엔에 192번째로 등록돼 있는 이 신생국가는 세계적 주류회사인 호세 쿠엘보사가 창립 20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세운 나라로 "국민은 부당한 제한없이 누구나 마음껏 술을 마실 수 있고 언제나 파티를 즐길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다"는 내용을 헌법에 명시하고 있다. 이나라의 공식음료는 마가리타 칵테일이며 마스코트는 멕시칸 이구아나, 나라새는 까마귀이고 비치발리볼과 스노클링, 춤이 권장하는 기예다. `두려움과 슬픔, 걱정으로부터 해방되기를 갈구한다'는 선언과 함께 탄생한 항상 여름날씨인 이 나라는 1㎞에 이르는 백사장과 열대나무숲 등으로 이뤄진 `파티천국'으로 입국만 하면 술과 음식이 공짜로 제공되며 숙박료 역시 무료다. 콘돔이나 화장지 등 각종 생활용품이나 담배 등 모든 것을 무료제공해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최고의 환락을 즐길 수 있다. 쿠엘보공화국의 시민이 되기 위한 조건은 다소 까다로우면서 이색적인 게 특징. 나이는 20∼40세로 한정되며 알코올도수가 40도인 쿠엘보 데킬라 한잔을 `완샷'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소주 1병반의 주량에 해당된다는 것. 또 노는 것을 좋아하고 행동이 엉뚱하며 요즘 유행하는 마카레나춤을 멋지게 출 수 있어야 하지만 직업의 유무는 개의치 않는다. 쿠엘보 포럼을 준비하고 있는 아이디코리아의 류지원 대리는 "시민권자들에게는 오는 6월과 12월에 국내 특급호텔 나이트클럽에서 개최되는 쿠엘보페스티벌 무료 초대권이 주어지고 쿠엘보 특약점 이용시 할인 등의 각종 혜택이 제공된다"며 "한해 10∼20명을 선발, 쿠엘보공화국이 왕복 항공료를 비롯한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가운데 환상의 날을 보내게 한 뒤 영주권도 부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쿠엘보공화국 시민권은 자격요건만 되면 국기와 함께 즉시 발급되는데 현재 쿠엘보시민권자는 미국의 50여만명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100여만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