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재양성만이 살길'
기사입력 1997년 04월 04일 15시 53분
`직원 교육으로 불황을 뚫는다.' 불경기를 극복하려는 기업의 노력 가운데 가장 조용히, 그러나 실속있게 운영되는 것이 바로 사내 교육이다. 각 기업들은 교양과정 수준의 기초교육에서 벗어나 기업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가르치는 수준 높은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기술대학원', `기술대학', `산업대학' 등 이름에서 풍기는 뉘앙스부터 그리 간단치 않음을 암시하고 있다. 세계화시대를 맞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취지로 90년대 들어 각 기업에서 시작한 사내 대학은 극심한 불경기 속에서 연간 1억원에 가까운 강사료를 투자하면서 오히려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사내 대학 가운데 가장 먼저 교육부 정식인가를 받은 롯데제과 의 `롯데산업대학'은 86년 `숙녀대학'이라는 이름으로 교양과목을 가르치다가 92년 롯데산업대학으로 변경하면서 남녀 모든 직원에게 문을 열고 있다. 전공과목은 경영학. 올해에만 66명의 신입생이 들어왔다. 그러나 하루 2시간씩 졸업 때까지 17과목 1천610시간의 강의를 들어야 4년과정을 이수할 수 있어 결코 순탄한 길은 아니다. 중퇴율이 70％에 이르는 것도 직장업무와 학업을 함께 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삼성경영기술대학'은 2년 동안 140학점을 이수하며 다른 사내대학과 달리 직장업무를 병행하지 않고, 기숙사에서 합숙하며 하루 8시간씩 수업을 하고 졸업을 하면 대졸사원으로 승격시키는 특전도 있다. 전문대학 수준의 사내대학도 많아 LG전자는 사내대학을 아예 그룹에서 운영하는 연암공전 캠퍼스로 옮겨 운영하며 2년 이상 근무한 고졸사원이 이 학교를 졸업하면 산업학사 학위를 수여한다. 또 삼성의 `기술대학원'과 현대의 `엔지니어링 아카데미' 등 실무에 관한 전문지식을 교육하는 대학원 수준의 사내대학도 있으며, 삼성전자는 각자의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명예박사' 학위도 준다. 기업들은 사내대학 졸업자에게 호봉을 올려주거나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등 많은 혜택을 주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올해부터는 교육부에서 2년과정의 산업교육시설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사내 뿐만 아니라 공식적으로 전문대 졸업자와 동등한 학력을 인정하는 제도를 실시해 사내 대학 설립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