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 골잡이 화려한 재탄생
기사입력 1997년 04월 04일 15시 50분
"이제는 실전용 선수라 불러 주세요." 프로축구 현대 김종건（金鍾健·28）이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았다. 그의 원래 자리는 스트라이커로 팀의 핵심역. 안양공고때도 그랬고 에서도 그랬다. 지난 91년 프로 유니폼을 입고도 2년 동안 후반 교체멤버로 나선 그는 3년째부터는 거의 주전을 확보했다. 하지만 잦은 부상은 그를 연습용 선수로 퇴보시켰다. 92년 왼쪽 엄지발가락 뼛조각 제거수술, 93년 왼쪽 허벅지 근육파열 수술, 95년 오른쪽 어깨 탈골 수술 그리고 작년 9월에는 왼쪽무릎 인대와 연골 부상. 그러나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5개월여 재활치료를 한 김종건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고 지난 3일 울산 전남전에서는 선제골을 터뜨리는 활약을 했다. 신홍기의 센터링을 받아 장기인 헤딩으로 골문을 연 것. 이후 문전에서 한발 빠른 몸동작을 과시한 그는 후반전에는 페널티킥을 유도하기도 했다. 기량이 뛰어난 그는 연습경기에서는 환상의 열연을 거듭해 코칭스태프를 깜짝 놀라게 하곤 했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연습용'이다. 그러나 그가 `있어야 할 자리'인 주전 스트라이커로 복귀함에 따라 현대는 막강 화력의 투톱을 보유하게 됐다. 파이팅이 좋은 송주석과 세밀함이 돋보이는 김종건이 절묘한 화음을 연출하게된 것. 특히 6년 동안 조를 이룬 이들은 제공력 확보라는 공통점도 있어 현대의 공격파워는 한층 강화된 셈이다. `환상의 열연'을 앞으로 실전에서 하겠다는 김종건. 부상의 악몽에서 벗어난 그에게는 `희망'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