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해태선수단 온정의 손길
기사입력 1997년 04월 04일 15시 47분
해태 선수상조회（회장 이건열）가 시즌개막을 코앞에 둔 바쁜 상황에서도 온정의 손길을 보낸다. 오는 7일 백혈병으로 투병중인 광주구장 정비요원 김만동씨（57）에게 성금을 전달하기로 한것. 김씨는 지난 70년 광주구장 첫 근무를 시작한 이래 26년 동안 줄곧 경기장 관리를 맡아온 광주 야구역사의 산 증인. 경기가 있는 날이면 밀짚모자를 쓰고 묵묵히 구장을 정리해온 김씨는 열악한 광주구장의 배수관계 때문에 번번이 애를 썼고 올겨울에는 전광판 설치작업과 배수시설 재정비 때문에 하루가 짧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던 중 병마에 신음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초순. 호흡이 곤란해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는데 뜻밖에도 백혈병이란 진단을 받았다. 9급 공무원의 급여로서는 매일 수혈하는 비용（약 30만원）도 대기 벅찬 실정. 광주시 체육시설관리소 동료들의 성금으로 도움을 얻긴 했지만 가족들의 생계를 위협할 정도로 부담스러운 치료비 때문에 퇴원을 고집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선수단이 이 소식을 전해들은 것은 호놀룰루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2월20일쯤. 작년 팀동료 우승진의 부친이 병상에 누웠을 때도 성금을 모으는 등 `의리'라면 둘째가 서러울 정도인 해태선수단이 이 일을 지나칠 수 없었다. 상조회장 이건열은 "우리 식구나 다름없는 분이라 애석한 마음을 뭐라고 표현할 수 없다. 작은 정성이라도 투병생활에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