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2관왕 '큐'
기사입력 1997년 04월 02일 14시 40분
현대 정민태（27）가 투수부문 2관왕을 향한 쾌속 항진을 계속하고 있다. 당초 정민태의 올시즌 목표는 방어율왕. 하지만 구위 점검차 나선 시범경기에서의 컨디션 호조는 다승왕이라는 `딴마음'을 먹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1일 수원 해태전에 선발 등판한 정민태는 5이닝을 1안타 무실점 2탈삼진으로 완벽하게 막아냈다. 지난달 26일 인천 쌍방울전에서 역시 5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에 삼진 3개로 승리를 따낸 이후 계속된 호투다. 시범경기 3경기에 등판해 12이닝을 던져 3안타 7탈삼진에 방어율 0을 기록중. 4사구도 단 1개에 그친 흠잡을데 없는 투구 내용이다. 정민태의 목표 달성이 희망적인 것은 완벽하게 구색을 갖춘 다양한 구질. 첫째는 최고시속 145㎞에 달하는 불같은 강속구다. 몸쪽에 과감하게 꽂아대는 빠른 직구는 타자들의 얼을 빼놓는다. 둘째는 80㎞대의 초슬로 커브. 강속구에 기가 질린 타자에게 굼벵이처럼 느린 공을 던져 타이밍을 빼앗는다. 여기에다 예리한 각도의 슬라이더와 직구처럼 오다가 변화를 일으키는 체인지업을 섞어 승부를 마감한다. 그러나 이 4가지 공을 더욱 위력있게 만드는 것은 송곳처럼 날카로운 제구력이다. 미국 전지훈련에서 중점적으로 가다듬어 마음 먹은대로 찔러넣는 컨트롤이야말로 최대의 무기. "지난해는 투구에 기복이 좀 있었다. 올해는 제구력이 안정된만큼 꼭 20승을 거둬 다승왕에 오르겠다." 데뷔후 첫 개인타이틀을 노리는 정민태의 가슴이 진달래빛 20승 예감으로 물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