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4색구' 승부
기사입력 1997년 04월 02일 14시 40분
주니치 （34）이 올시즌 구사할 `4색구'의 승부패턴을 완성했다. 작년 시즌 본래의 위력을 떨치지 못했거나 던질 줄 알았지만 많이 사용하지 않았던 4가지 구질이 올시즌 실전용으로 가다듬어진 것. 그 첫번째는 150㎞대의 광속구. 시범경기에서 2차례나 최고 150㎞를 기록했는데 볼의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홈플레이트에 도착하기 직전에는 볼이 솟구친다. 작년에도 최고 152㎞를 수차례 기록했지만 끝이 밋밋했는데 올해는 타자 몸쪽으로 휘어지는 스쿠루성 구질이 나오는 등 공끝이 싱싱하게 살아있다는 평가다. 두번째는 역시 트레이드 마크인 떨어지는 슬라이더. 의 슬라이더는 제대로 구사되면 일본 야구전문가들이 "포크볼"이 아니냐고 물을 정도로 꺾이는 각도가 크다. 최근 포수 나카무라나 야노가 "미리 사인을 주지 않고 던지면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겠다"고 칭찬해 전성기에 가까운 위력을 되찾았다. 도 "뭐니뭐니해도 슬라이더야말로 내 주무기다. 올해는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비친다. 슬라이더가 정면승부를 위한 무기라면 커브는 공배합의 폭을 넓게 하고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데 효과적인 보조무기. 시범경기에서 빠른 슬라이더를 노리던 타자들은 헛스윙을 하거나 힘없는 타구로 물러나기 일쑤여서 그 효용이 입증됐다. 마지막으로 몸쪽 승부에 주로 쓰는 싱커. 타자 몸쪽에서 쑥 가라앉는 구질로 역시 타이밍을 뺏는 체인지업으로 구사한다. 은 구질 다양화 프로그램이 완성됨에 따라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공배합에서 탈피, 다양한 승부패턴을 가져갈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반갑다. `4색 승부구'를 가다듬고 개막을 기다리고 있는 이 시범경기에서 거둔 무실점 행진과 연속 세이브의 고공비행을 계속할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