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임선근 8단 ●정대상 7단
기사입력 1997년 04월 02일 14시 35분
총보(1∼268)＝이 판은 초반 우하귀 대형정석으로 시작됐다.
흑 9 세칸 높은 협공은 정 7단이 애용하는 정석.
흑 19 때 백 20 뻗음을 기다려 흑 21로 끊고 백 34까지 되었을 때 흑 35 축머리 활용을 하자는 의도.
그래서 흑 47까지 바꿔치기가 이뤄졌는데 이 결과 `흑이 한건했다'는 중론이었다.
대국당시 임 8단은 별 불만이 없다는 표정이었으나 정 7단은 흑 5, 7을 둘 당시 이미 여기까지 가상해 놓고 흑 9 협공을 시도했다고 한다.
그만큼 47까지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백 20은 29에 호구쳐 두는 정도였다는 국후 결론이었다.
그후 백은 서너수 이상감각의 수를 연속 두었는데 첫째 48.
한칸 낮게 가는 것이 강력했다. 둘째 50. 130으로 한칸 더 벌릴 자리.
셋째 52. 205로 한칸 높일 자리. 넷째 66. 축이 유리한만큼 86에 호구쳐 흑 67, 백 68, 흑 69, 백 72로 처리하는 것이 깨끗했다.
끝으로 백 88도 손해를 자초한 수가 되어 여기까지 흐름은 단연 흑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문제는 흑 105 때 백 106. 113으로 뻗기 전에 선수활용을 하기 위함이었으나 이 판을 단명국으로 이끌어 갈 뻔한 무심의 대실착. 천만다행으로 흑이 109로 뻗는 바람에 백은 120까지 전화위복이 되었다. 흑 109로 112에 두었으면 그대로 판이 끝났을 것.
120까지 대번에 우세한 형세를 확보한 백은 알기쉽게 국면을 이끌어가지 못하고 흑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해주면서 국면은 계속해서 미궁에 빠져들었다. 141로 끊겨서는 한치의 앞도 알 수 없는 혼동이다.
그러나 두 대국자 묘하게도 피차 수습의 국면을 이끌어 미세한 끝내기 양상이다.
결국 백 212가 최후의 패착이 되었다. 이 수를 두기에 앞서 백 217, 흑 216, 백 214를 선수해둘 자리. 그랬으면 다음 백 220으로 잡는 맛을 남길 수 있었는데 흑에 거꾸로 219 이하 수죔을 선수로 당해 우변 백집이 파괴되어 245수에 이르러 흑 승이 확정되었다.
이 판은 내용면에서는 스릴만점이었으나 속기로 일관한 나머지 두 대국자 모두 실착이 많았던 것이 흠. 정 7단의 이번 기 활약이 기대된다.
78＝69, 93．99＝73, 96＝90 169＝154, 222＝219, 239＝88의 자리. 268수 끝, 흑 1집반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