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 최고의 거짓말쟁이 뽑는다
기사입력 1997년 04월 01일 15시 05분
지상 최대의 거짓말 콘테스트가 가상 공간에서 마련돼 신세대 거짓말쟁이들의 참여가 뜨겁다.
컴퓨터통신 이 만우절을 맞아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거짓말 콘테스트를 연 것.
1일 현재 200여명이 거짓말을 늘어놓았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본인이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는 새빨간 거짓말.
`전 태어나서 한번도 거짓말을 해본 적이 없어요'라는 요지의 글을 올린 사람이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한다.
거짓말을 통해 자신의 희망사항을 교묘하게 표출한 통신인도 상당수.
`휘발유 값이 내린다' `내년부터 대입시험이 폐지된다' `불친절한 운전을 하는 버스나 택시 기사들은 시민들이 신고할 경우 즉시 해고토록하는 `불친절 기사 신고제'가 도입된다' 등 있을 수 없는 거짓말들이 줄을 잇는다.
이밖에 `씨가 대권 후보에 도전한다' `씨가 결국 리스트를 폭로했다' `만우절이 없어진다' `이 글을 읽은 사람은 돈벼락을 맞는다'
`방금 1조5억원짜리 복권에 당첨됐다' 등의 거짓말이 `누구 거짓말이 더 새빨간 거짓말인가'를 놓고 자웅을 겨루는 상황.
개중에는 평소 자신을 짝사랑하면서도 말 한마디 못건넸던 여자친구에게 `사랑한다'고 거짓 애정고백을 한 무정한 남자 통신인도 포함돼 있다.
측은 투표를 실시, 이 가운데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가장 뻔뻔스러운 거짓말쟁이에게 1등상을 줄 계획이다.
대학생 김철균군（20． 식품공학과 2년）은 "매년 만우절이면 친한 친구들끼리 비공식적인 거짓말 콘테스트를 벌이곤 했었는데
국내 굴지의 컴퓨터통신사에서 이번에 공식적인 `거짓말 콘테스트'를 열어 부리나케 참여했다"면서 "1등 수상자에게 선물을 준다는 공약도 거짓말이 아닌지 그게 걱정"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