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랑방] 신생 대전 막강 삼성과 2차전 무승부
기사입력 1997년 04월 01일 15시 01분
◇…97아디다스컵 프로축구대회가 지난달 22일 문을 연 이후 점점 열기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기존팀들의 전력 평준화와 함께 신생팀 대전의 약진이 돋보여 어느해보다 더 열띤 경쟁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럼 각 구단으로 눈길을 돌려볼까요.
◇…먼저 `신생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대전 얘깁니다. 대전은 지난달 26일 삼성과의 2차전에서 1대1로 비긴 뒤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마치 창단이래 첫 승을 거둔양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물론 구단 프런트들까지 서로 "고생 많았다"는 말을 건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대전 코칭스태프는 현대와의 데뷔전（3월22일）에서 전반에만 4골을 빼앗기며 2대4로 완패, 선수들이 침체에 빠져 있었던데다 삼성이 막강전력의 팀이어서 사실 별 기대를 걸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삼성은 대전선수들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 잔뜩 움츠러들었고 내용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아 축구관계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지난달 29일 목동에서는 `골대가 기가막힌'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부천 은 이날 대전과의 홈개막전에서 전반 무려 3차례나 골대를 맞히는 진풍경을 연출했는데 끝내 골을 넣지 못한채 후반을 맞았던 것이지요.
그런데 상황은 곧 역전돼 대전이 맹반격을 펼치며 골대를 한차례 강타하자 관중들 사이에선 "무슨 이런 경우가 있느냐"며 의아해 하면서도 즐거운 비명을 쏟아냈습니다.
결국 이 2대1로 승리해 `두드리면 열린다'는 말을 입증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천안 일화의 용병 아그보（20）의 익살스런 행동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합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똑같은 유니폼 상의를 2장이나 입고 그라운드에 나서 이따금씩 관중들의 폭소를 자아냈던 그가 이제는 경기 도중 짓궂은 장난으로 관중들의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달 29일 강릉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경기때였습니다.
득점없이 진행되던 경기 끝 무렵 삼성 문전에서 반칙이 일어나 잠시 경기가 중단되자 느닷없이 볼을 몰고가 삼성 골문에 차넣은 겁니다.
순간 관중들은 "뭐 저런 괴짜가 다 있느냐"며 폭소를 터뜨렸지요.
과연 아그보의 `폭소 대행진' 제 3탄은 무엇일까요? 알아맞히는 축구팬들에겐 푸짐한 상품이라도 줘야할 것 같군요.
◇…포항 박성화 감독이 지난주 신인 김명곤（23．FW） 때문에 웃고 울었다지요.
◇…포항은 당초 김명곤에게 큰 기대를 걸지 않았는데 기대 이상의 활약에 사뭇 들뜬 표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김명곤이 아직 경험이 부족한 데 있었답니다.
김명곤은 지난주 전남과의 2차례 홈경기서 매끄러운 드리블과 날카로운 돌파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지만 수차례 결정적인 찬스에서 골을 넣지못해 박감독의 애간장을 태웠던 것이지요.
한경기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GK 독대찬스를 여러차례 놓친뒤 자신도 허탈하다는 듯 머리를 쥐어뜯더군요.
그래도 박감독은 어깨를 늘어뜨리고 나오는 그에게 "그정도면 잘한거야"라며 위로해주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가능성이 입증된 만큼 김명곤은 앞으로 골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포항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 공격수 김범수의 활약이 대단하다고 합니다.
◇…왼쪽 사이드어태커로 뛰고 있는 김범수는 올해들어 기량이 한단계 뛰어올랐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더욱이 비탈리（우크라이나）나 김용갑 등이 공격라인에서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의 고군분투가 더욱 돋보이고 있는 것이지요.
김범수는 이미 3경기에서 2어시스트를 기록, 조성환과 함께 도움부문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최근들어선 머리를 스포츠형으로 짧게 잘라 이전보다 더욱 강렬한 인상을 풍기고 있는데 팬들의 인기도 대단해 홈경기 때마다 소녀팬들의 사인 공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라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