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아웃25시] '광주구장공사' 피곤한 호랑이
기사입력 1997년 04월 01일 14시 58분
시범경기가 한창 진행중인 요즘 해태 감독은 심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다. 김감독 자신이 감기몸살에 걸려 몸이 천근만근인 것은 그나마 참아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시즌개막을 불과 10여일 남겨놓고 주전급 대부분이 누적된 피로로 파김치가 돼 있는 꼴을 보면 울화통이 치밀 지경이다. 해태는 지난달 15일 전지훈련에서 귀국한 뒤 16일 하루만 광주에서 쉬고 17일부터 계속해서 지방원정중이다. 원정 10경기를 치른 뒤 3일에야 처음으로 홈경기를 갖게 돼 있다. 해태가 이처럼 시즌도 들어가기전부터 원정 강행군에 들어간 원인은 광주구장의 전광판 보수와 내야 배수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초 19억원의 예산을 들여 착공에 들어간 컬러전광판 공사는 원래 3월22일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에 차질이 없도록 3월초순 완공 예정이었다. 배수로 공사 역시 3월16일까지 마무리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던 지난달 하순 에서 전지훈련중이던 선수단에 "공사가 연기돼 3월에는 광주에서 경기를 치를 수 없다"는 통보가 날아들었다. 급기야 광주에 잡혀있던 시범경기 일정이 모두 다른구장으로 옮겨졌다. 처음 전광판공사를 시작할 때만해도 "내년 시범경기땐 확실하게 달라진 광주구장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큰소리쳤던 해태 구단관계자는 "갑자기 많이 내린 비로 공사가 지연됐다"고 얼버무리고 있다. 문제는 공사지연으로 다름아닌 선수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주전들의 컨디션이 최악에 이르자 결국 감독은 대구원정중이던 지난달 29일밤 사실상 시범경기를 포기하고
등 주축선수들을 광주로 돌려보내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남은 열흘동안 과연 이들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을 찾을 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하지만 결과야 어찌됐건 시즌을 코앞에 두고 해태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면 그 책임은 누가져야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