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섭] 내가 있잖아
기사입력 1997년 03월 31일 14시 57분
올초 입단할때만해도 그는 "올해안에 데뷔전을 치러보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다윗'의 새내기는 겨울을 통해 `골리앗'으로 훌쩍 커져있었다. 프로세계의 체계적인 훈련아래 잠재된 재능이 눈을 뜨고 여기에 굵은 땀방울이 보태져 놀랄 정도로 성장해 버린 것이다. 포항의 새내기 수문장 김이섭（23）. 청소년_대학을 거치며 그 흔한 태극마크 한번 달아보지 못했던 `완전한 무명'인 그가 프로에 오자마자 진가를 발휘, 벌써부터 주전자리를 꿰차고 나섰다. 김이섭은 지난 3월26일 데뷔전에서 LG의 파상공세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를 뒷받침한데 이어 29일 전남과의 2차전（1대1 무）에서도 빼어난 실력으로 수차례의 위기를 넘겼다. 골키퍼의 필수요건인 킥력, 순발력, 상황 판단력에서 `A학점'을 받았고 신인답지않게 위기대처능력 또한 수준급이라는 평이다. 지난해 12월 주전 GK 이명열（29）의 전격 군입대로 노심초사하던 박성화 감독은 `진흙속의 진주' 김이섭이 공백을 훌륭히 메워주자 안도의 표정이 역력하다. 특히 `유고 용병' 드라간（32）이 외국인 골키퍼 출전제한규정에 묶여 전체경기의 50％밖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김이섭의 등장은 포항으로선 `가뭄끝에 찾아온 단비'인 셈. 그러나 사실 애초엔 이렇게 잘 해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포항이 드래프트로 뽑은 5명의 신인중 맨 꼴찌인 5순위. 또 기대치의 잣대인 `몸값'도 1순위로 입단한 동기 조종화（23）가 1억원에 계약한 것에 비해 고작 2천500만원의 헐값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무명의 설움을 씻어낼 태세다. 박성화 감독은 "신인답지 않게 전체적인 판단력이 좋고 경기운영도 안정돼있다"며 "일단 큰무대에 자주 내보내 경험을 쌓게 해 차세대 재목으로 키울 생각"이라고 전폭적인 신뢰를 나타냈다. ○-김이섭 신상명세 ▲출생지＝전남 구례 ▲생년월일＝74년 4월27일 ▲학력＝광주 송신공고→전주대（97년 2월 졸업） ▲체격＝1m83, 78㎏ ▲축구시작＝구례북초등학교 4학년때 ▲가족관계＝김성길씨（54．농업）와 임향연씨（52）의 4남1녀중 셋째 ▲취미＝독서 ▲혈액형＝O형 ▲좋아하는 골키퍼＝캄포스（멕시코） ▲각오＝철저한 노력을 통해 국내 제일의 골키퍼가 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