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공화국] 겁없는 아이들 (7)
기사입력 1997년 03월 31일 14시 50분
사채업자 는 입으로는 대권레이스에 오른 9룡과 DJP 얘기로 들떠 있지만 마음은 제일무역 차회장의 아들 차영일의 서산공장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부자지간이지만 차회장과 차영일은 이미 `남'처럼 등지고 산지 오래되었고, 재기를 위해 재정지원 해 주기는 이미 물건너 간 사실이란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먹어 치워야 되는데….' 오른손으로 받아 왼손으로 팔아치워도 몇억이 떨어지는 장사다. 그러니 군침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의 한보철강에 전량 납품하는 회사라면 먹을만 하지.' 한보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문은 있지만 이미 정부가 5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액수를 투자한 국가전략 기업체다. 그래서 자신을 가지고 있었다. `세월만 가라.' "안그렇습니까 회장님?" "응? 지금 뭐라고 그랬지?" "아. 대통령이 지명하면 당선은 문제 없다는거 말입니다. 결국 김심(金心)은 과 가까운 에게 가지 않겠느냐는 추측 말입니다." "글쎄…. 그거야 그때 가 봐야…." 어때. 지금까지 앉아서 관심도 없는 정치얘기에 하품만 하던 보디가드 하나가 슬그머니 일어났다. "저 낮잠한숨 자고 올께요." "낮잠? 좋아. 어차피 계집애들은 저녁에나 올테니 자 두라구." 말은 낮잠이라고 했지만 지난밤 사고차에서 빼앗은 비디오가 궁금해 견딜수 없었다. 아무래도 포르노 영화가 틀림없어 보였다. 그는 일어나 차고로 걸어가 비디오 테이프가 다섯개나 들어있는 비닐 봉투를 꺼냈다. `뭘 찍은거야.' 봉투를 들고 자신들이 묵을 거실로 들어갔다. TV와 비디오가 완벽하게 설치되어 있다. 그는 침을 꿀꺽 삼켰다. 차영일을 쫓느라 사흘간이나 계집에 굶어 있었다. 그리고 긴장속에서 보냈다. 오늘 저녁 서울에서 계집애들이 내려 오겠지만 포르노 비디오를 보는것도 제법 재미있는 일이다. 그가 비디오 테이프를 들고 방으로 들어갔고, 밖에서는 아직도 , , , 얘기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때다. 방에서 사내의 찢어질듯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하얗게 질린 얼굴로 거실을 향해 달려 나왔다. "회…. 회장님. 이거 보세요. 테이프." "왜 야단이야." "드…들어와 보시라니까요. 테이프 거기 현철이가…. 대통령 아들 말이에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있었고, 일행은 우르르 방안으로 몰려갔다. 대통령 차남 이 회전의자에 앉아 어디론가로 열심히 전화하고 있는 모습이 비쳐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