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동양증권배 '장외 응원전' 돌입
기사입력 1997년 03월 30일 15시 35분
` 이겨라, 고바야시 이겨라.' 동양증권배 결승5번기가 31일 한국기원에서 개막하면서 장외 응원전이 시작됐다. 결승대국용 바둑판 등 1천여만원 상당의 경품을 놓고 벌이는 바둑퀴즈열전. 9단이 동양증권배를 거머쥔다면 결승 바둑판을 챙길 확률은 191대1이다. 그러나 일본의 고바야시 사토루9단이 이긴다면 32대1로 당첨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이는 준결승 직전에 마감한 우승자알아맞히기퀴즈에 응모한 바둑팬들의 우승예상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 동양그룹은 올해 제8기 동양증권배를 맞아 우승자알아맞히기퀴즈란 이색 팬서비스 행사를 처음 실시했다. 1등 상품은 200만원 상당의 결승대국용 바둑판. 돈의 값어치보다 우승－준우승자가 나란히 사인한 바둑판을 처음으로 챙기는 것이어서, 바둑팬에겐 평생 기념할 가보가 아닐 수 없다. 이때문에 경기도 안양시의 박모씨가 혼자 200통을 보내는 등 일부 바둑팬들은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 사돈의 팔촌까지 총동원해 엽서를 마구 보내는 진풍경을 보였다. 동양그룹측은 약 2천통의 엽서중 1인1통의 원칙에 따라 총845통이 최종 집계됐다고 밝혔다. 9단은 응모엽서중 22.6%인 191통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고바야시 9단은 겨우 3.8%인 32통. 그러나 대국 당사자로서는 조9단이 `으쓱' 하겠지만, 당첨확률로서는 고바야시 9단을 찍은 바둑팬이 횡재를 하게 생겼다. 이번 퀴즈열전은 1등 결승 바둑판 등 총 66명의 당첨자를 시상한다. 따라서 고바야시 9단을 찍은 바둑팬은 고바야시 9단이 이기기만 한다면 `전원 당첨'을 확보한 가운데, 영광의 바둑판을 누가 차지할 것인가를 가리는 일만 남는다. 한편 이창호9단과 김영환4단을 우승후보로 찍었던 바둑팬들은 일찌감치 예선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강력한 우승후보 이 9단이 준결승에서 고바야시 9단에게 패하는 바람에 이 9단을 찍어준 전체 57.4%(485통)가 휴지로 변했으며, 김4단을 찍은 12%(102통) 역시 도중 하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