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엘보 주법] 신세대 음주풍속
기사입력 1997년 03월 30일 15시 34분
음주풍속도에 `쿠엘보신드롬'이 일고 있다.
이는 멕시코의 전통주 데킬라의 원조인 `호세 쿠엘보'의 독특한 음주법에서 비롯된 것으로 주류업체의 차별화된 마케팅전략과 맞물려 젊은이들의 새로운 음주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호세 쿠엘보의 경우 혼자 마실 때는 `쿠엘보 슈터'라는 주법을 따라야 하고 연인끼리는 `바디샷', 여러사람이 어울려서는 `쿠엘보 슬래머' 등의 방식으로 술을 마셔야 제격이라는 것.
`쿠엘보 슈터'란 레몬즙을 손등에 문지른 뒤 그 자리에 소금을 조금 뿌려 혀로 핥아 소금맛이 입안에 퍼지는 동시에 쿠엘보를 `원샷'으로 마시고 즉시 레몬이나 라임조각을 깨물어야 이 술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반면 `바디샷'은 레몬즙을 파트너의 몸에 문지른 뒤 바른 소금을 혀로 깨끗이 핥고 술을 원샷으로 마시고 나서 즉시 파트너가 입에 물고 있던 레몬이나 라임조각을 입으로 함께 물고 즙을 빨아들이는 것.
이때 레몬즙을 파트너의 손등이나 볼에 바르는 게 일반적이지만 데킬라를 취급하는 바에서 거의 매일 벌어지는 `바디샷' 콘테스트에서는 일부 커플들이 파트너의 가슴이나 허벅지 등에 발라 핥는 등 그들만의 애정을 과시하기도 한다.
`쿠엘보 슬래머'는 잔에 술을 반정도 따른 뒤 콜라나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로 채운 다음 냅킨이나 종이잔 받침 등으로 덮고 스페인어로 `우노（하나）' `도스（둘）'하면서 잔으로 테이블을 살짝 치다가
`트레스（셋）'에서는 `꽝'소리가 나도록 잔을 세게 내려쳐서 마시는 것.
이때는 탄산음료의 작용으로 거품이 일어나는 동시에 원샷을 하는데 마시는 사람의 머리를 곧바로 마구 흔드는 `광란'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문주양（21．C대 2년）은 "요즘 서울의 압구정동이나 신촌, 홍대앞 등의 바에 가 데킬라술을 마실 때는 이에 걸맞은 각종 몸짓의 주법을 보여야 `잘 나가는' 신세대로 취급된다"며 "일부 커플들의 경우 아예 스테이지에 나가서는 발가벗은 채
은밀한 부위에 레몬즙을 발라 소금을 핥는 등의 포르노를 연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쿠엘보주법은 호세쿠엘보 주류회사가 판촉을 목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자기들만의 세계'를 찾는 젊은이들의 대표적 음주법으로 각광을 받는 게 사실.
이렇듯 `쿠엘보주법'이 선풍을 일으키면서 국내의 하이트나 라거맥주는 `온도계'나 `라거춤'이라는 상징을 개발, 히트를 치고 있다.
하이트맥주를 마시는 젊은이들은 라벨의 `온도계부분'을 떼어내 맥주잔에 붙인 뒤 술의 온도가 올라가 무늬가 없어지기 전에 마시며 라거맥주의 경우 유연한 동작으로 엉덩이춤을 선보여야 진정한 `술꾼'으로 대접을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