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임선근8단●정대상7단
기사입력 1997년 03월 30일 15시 34분
제7보(140-168)=초반부터 판이 얽히고 선킨 복잡한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두 대국자 모두 약속이나 한듯 속기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다 임 8단, 백 40에 이 판의 최장고인 7분을 들였다. 다음 흑 41끄끊음이 명약관화한 만큼 그 수에 대한 대책을 읽은 것 같다.
사태가 그만큼 심각해졌다는 방증이다.
"이렇게 끊어올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임 8단은 국후 자신의 안전불감증을 자책했다.
막상 흑41로 끊기니 국면은 이제 극단으로 치달을 판국이다.
죽음이냐 타개냐, 백이 급박한 상황에 놓인것. 백 42는 유일한 타개의 비상구였고 43이 흑백간 한치의 앞도 점칠수 없는 살얼음판의 연속이다. 한 수만 삐끗하면 그대로 천길 물속으로 수장될 판.
그러나 묘한 것은 프로의 바둑에서 극단이란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뭔가 사생결단이라도 날 것같은 국면에서 피차 타협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프로의 바둑이다. 아니 그렇게 타협하지 않으면 안될 묘한 수순을 밟아나간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백 48 때 흑은 49로 좌상백 넉점을 취했고 백은 50으로 일단 연결의 모양새를 갖춰 타협했다. 그러자 흑 51로 흑도 중앙 석점을 구출해 일단 소강상태. 백은 52로 재차 흑진을 지워나갔는데 이 수로 백 1이하는 8까지 회돌이 축으로 안된다.
흑 53에 '가'로 막지 않고 백 54이하 수습이 최강. 백 60이 함정수이나 흑 61로 비켜갔다. 흑 1로 덮썩 받다가는 10까지 중앙 흑대마가 모두 백해에 수장되고 만다 7=▲의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