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무릎부상 '시름' 2주재활 돌입
기사입력 1997년 03월 29일 16시 48분
`날고 싶다. 예전처럼 그라운드위를 마음껏 누비고 싶다.' "어서 돌아오라"는 팬들의 함성이 환청인양 귓가에서 쟁쟁거린다. 포항벌의 `고독한 황새' （29）. 그러나 그는 아직 때가 아니라며 입술을 굳게 깨문다. 이번만큼은 악귀처럼 따라붙는 부상 악몽을 완전히 떨쳐낸 뒤 팬들앞에 나서기로 작정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부터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간 그가 31일부터 2주 동안 대구에 캠프를 차리고 재활 프로그램을 집중 소화하려는 것도 바로 이와같은 이유다. 부상 부위는 지난 92년 독일에서 활약할 당시 수술했던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와 연골. 은 이미 근육 강화훈련을 비롯, 웨이트 트레이닝과 수영으로 이어지는 하루 5시간의 빡빡한 계획표를 짜놓았다. 1주일후엔 가벼운 조깅으로 몸을 풀기 시작해 당초 예정대로 4월중순까진 정상 컨디션의 80∼9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재활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은 다음달 24일로 잡혀있는 중국과의 정기교류전은 물론 26일 개막하는 정규리그에 완전한 몸으로 나설 수 있게 된다. 1억4천만원의 연봉 황제. 그래서 때때로 "많이 받는 만큼 제 몫을 해줘야 하는데…"라는 마음이 앞서기도 한다. 하지만 마음보다는 몸이 먼저. 이달초 아시안클럽컵에서 마음이 너무 앞선 탓에 무리하게 출전을 강행, 병(病)을 얻은 그로서는 이젠 다시는 어리석은 전철(前轍)을 밟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가 부상하면 월드컵 4회연속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으로서나 골게터 부족에 시달리는 소속팀 포항에 모두 치명타이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털고 일어나 팬들앞에 다시 나서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그의 말속엔 부상의 안타까움과 재활에 대한 강한 의지가 교차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