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철저한 타자분석-절묘한 두뇌피칭
기사입력 1997년 03월 29일 16시 47분
`야구 9단' 해태 （31）이 마운드에서 팔색쇼를 펼친다.
통산 106승으로 언더핸드스로 최다승에 89년 데뷔 이후 8년 연속 두자리 승수.
시속 130㎞ 안팎의 느린 공과 시간이 갈수록 타자들에게 농락당하기 쉽다는 언더핸드스로 투수의 약점을 갖고도 이 지금까지 버티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철저한 타자분석과 상대 허를 파고드는 절묘한 두뇌피칭이 없고선 도저히 엄두도 내지못할 일이다.
10년 연속 두자리 승수와 통산 최다승에 도전하는 이 올해엔 더욱 변화무쌍한 투구를 펼치게 된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만든 신무기'로 자신감을 얻었다.
이미 2차례의 시범경기 등판을 통해 가능성을 타진해 본 결과 성공이라는 답을 얻어냈다.
이 비장의 무기로 숨기고 있는 `경쟁무기'는 두가지로 요약된다.
갈수록 공의 스피드가 떨어지고 있다는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 마운드의 투구판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오른손타자의 몸쪽 공을 던질 경우엔 투구판의 맨 왼쪽을 밟는다.
타자 입장에선 정반대 방향에서 공이 날아오기 때문에 타격 타이밍을 맞히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반대로 오른손타자의 바깥쪽을 공략할땐 투구판의 맨 오른쪽을 밟고 던져 극단적인 크로스 피칭을 구사한다.
여기에 한가지 덧붙여 지난 겨울훈련부터 연마한 체인지업을 고비마다 던질 요량이다.
타자 몸쪽으로 붙어 오다 힘없이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이야말로 이 올시즌 내세우는 최고의 승부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제 투구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결코 그렇게 되지 않을테니 두고 보십시요."
야구 9단다운 자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