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구단과 승리수당
기사입력 1997년 03월 26일 15시 54분
"올시즌은 바로 잡아야 하는데…." 프로축구 단장들은 모임때마다 승리수당제의 폐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다. 지난 14년 동안 승리수당을 줘온 결과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경기결과가 달랐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또 돈도 갈수록 더 많이 걸어야만 효과가 지속된다는 것도 알았다. 여기에 선수들은 특별 보너스는 당연히 줘야 하는 것으로 인식해 구단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 일부 단장들은 전력이 상위권으로 분류되면서도 성적에서는 최근 바닥권에서 헤맨 대우의 부진을 승리수당 폐지에서 찾을 정도다. 그렇기에 단장들은 만날때마다 "승리수당을 없애자"라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목소리다. 구체적으로 각 구단이 돈을 공탁하고서라도 악습을 버리자고 말도 하지만 실천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필요성은 느끼되 앞장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모 단장은 "먼저 실시했다가 다른 구단이 안하면 선수들의 떨어지는 사기를 추스를 방법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단장들도 서로를 믿지 못한다는 얘기다. 결국 올해도 각 구단은 방법과 액수는 다르지만 승리수당이라는 당근으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단장들은 겉으론 푸념을 하면서도 뒤로는 다른 구단과 승리수당 경쟁을 하고 있으니 자업자득이라고나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