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데이트족에게 금남구역은 없다.
기사입력 1997년 03월 26일 14시 37분
`데이트는 여대 캠퍼스에서'. 화창한 봄날 한 여자대학교의 캠퍼스.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한 쌍의 남녀가 눈에 띈다. 주위 여대생들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들은 꼭잡은 손을 놓지 않고 유유히 정문을 빠져 나간다. 최근 금남구역인 여대 캠퍼스에서 과감하게 데이트를 하는 남녀학생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남자의 출입이 자유로운 의 경우 캠퍼스 안에서 하루 10쌍 이상의 커플들이 눈에 띄고 있으며 서울여대와 역시 수위실에 용건을 말한 뒤 들어온 남자친구와 함께 캠퍼스를 거니는 여대생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주아양(23． 체육학과 4년)은 "개강을 맞아 캠퍼스에 와 보니 데이트를 하고 있는 커플들이 눈에 띄어 깜짝 놀랐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많은 남녀들이 별 꺼리낌 없이 여대 캠퍼스를 누비고 다닌다"고 말했다. 남자친구를 캠퍼스로 불러들이는 여학생들은 주로 고학년들. 얼마남지 않은 학생기분을 캠퍼스에서 데이트를 함으로써 조금이라도 더 만끽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로 수업시간이 끝나면 곧바로 캠퍼스 내의 특정장소에서 만나 학교식당에서 식사를 같이 한 뒤 캠퍼스를 산책하는 것으로 데이트를 즐긴다. 따라서 저렴한 비용으로 데이트를 즐길 수 있으며 서로 만나는 장소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줄이는 장점도 있다고. 주중에는 주로 남학생들이 여대 캠퍼스를 찾는 반면 주말에는 휴일을 즐기려는 회사원들이 대부분이라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여자친구를 만나러 를 찾은 최준형씨(28．회사원)는 "여대 캠퍼스에서 데이트를 해보니 색다른 느낌이 든다"며 "캠퍼스 안을 거닐다 보면 여학생과 함께 산책하고 있는 다른 남자들을 자주 만나 별로 어색하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