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연기는 나의 평생 애인
기사입력 1997년 03월 25일 16시 17분
(39). 1TV드라마 '용의 눈물'과 2TV의 '욕망의 바다' 그리고 2라디오 생방송 '행복만들기'에 출연중.'용의 눈물'은 천륜도 버리는 '권력의 속성'이 소름끼치게 묻어난다. '용의 눈물'은 과거형이 아니다. 현재진행형이다. 미래형이다."'왕위'때문에 형제와 조카까지 죽이는 태종 이방원역을 맡았다. 방원은, 갖은 악업을 도맡으면서 그 인생을 송두리째 왕조에 바쳤다.배신과 고독, 그리고 음모. 그러나 방원도 어차피 눈물을 뿌리는 인간에 불과했다."유동은은 어쩌다 '사극(史劇)의 수렁'에 빠졌다. 그간 몇몇 사극에서 전과(戰果)를 올린게 탈이었다. 이게 악연(?)을 몰고 다녔다. 이제 사극은 숙명이 됐다."사극은 우선 말투가 어렵다. 거기다 스피디해야 한다. 또한 야외촬영이 많아 쉴틀이 없다. 현대물이라면 찻집에서 차를 마신다거나 하는 장면에서 어물쩍 쉴 수도 있지만."거기다 배경-민속촌은 시청자들마저도 이젠 '오,노!'다. 탤런트나 스태프들은 말할 나위조차 없다. 그 장면이 그장면 . 여기다 인근 비행장의 굉음으로 곧잘 촬영이 중단된다.그러나 사극 촬영장으로 민속촌 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다."사극에 출연하면, 솔직히 손해가 막심하다(?). 사극 외의 드라마나 영화 출연교섭이 뚝 끊긴다. 여기다 CF진출까지. 우린 뭐 먹고 사나?. 인천 태생. 서울 -광운중-동도고교-서울예전 연극영화과 졸. 80년 군제대.TBC TV 23기 탤런트가 된다. 그러나 TBC가 에 흡수당하는 와중에 탤런트는 이름뿐이었다.졸지에 백수건달이 돼 돈암동 부근을 곧잘 싸댔다.그러던 어느날 작가 유열과 만난다. 그 고리로 연극과 만난다. 번역극 '사랑의 장미'에서 건달-탑역을 해냈다.82년 TV 미스터리 드라마 '안개'로 브라운관에 등장한다. 그러나 이내 '청춘일기'를 끝으로 1년여의 공백기를 가져야만 했다.83년 가을 몇몇 친구들과 거나하게 취했다. 소주 서너병 이상은 족히 마셨다. 새벽 3시께 포니2로 한남대교 고가도로를 질주하다 난간을 되게 들이받는다.포니2는 폐차. 1년여의 병원신세.'아듀! 탤런트'였다. 그러던중 병원을 찾은 방송작가 양인자는 에게 탤런트 생활을 계속하라고 한다.뒤에들은 애기였다. 탤런트 은 양인자에게 곧잘 말했다."동근이가 일을 낼 놈이오. 괜찮아요. 저눔 한번 잘 지켜봐 주세요" 어쨌거나 동근은 이후 드라마 '금남의 집'으로 부활한다. 이어 사극 '꽃반지' '꼬치미'에도 등장, 조금씩 꿈틀댄다.'댁의 남편은 어떠십니까?' '이 남자가 사는 법' 그리고 '장록수' '조광조' 등으로 주가가 뛴다.그러다 '애인'으로 결정타를 날린다. 전국은 한때 '애인 후유증'으로 한증막이 된다. 여기에 로버트 제임스 윌러의 소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까지 가세 '애인 신드롬'이 거세게 몰아 쳤다.동근의 몸값은 연일 치솟았다.드라마 영화 등 여섯군데서 출연제의가 잇따른다. 탤런트로 이미 15년 가까이를 보냈다. '연산군'이나 '조광조'역이 그래도 가장 가슴에 얹혀 있다.영화 '7일간의 사랑' '크레머대 크레머'는 괜찮았다. '애인'덕을 톡톡히 봤지만 '삼각구도 애정물'은 이젠 느끼하다."영화든 연극이든 연기는 현실, 반논리, 그리고 욕망, 충동의 배설구다. 요는 어떻게 형상화, 구상화하는냐가 문제다" '왜 사냐?'고 물으면 '그냥 살아 본다'고 답한다."인기? 그게 뭔가? '사월의 눈'이다. 내리자마자 녹아버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