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람보 관광' 등장
기사입력 1997년 03월 25일 16시 16분
`람보들을 모십니다.'
AK-47돌격소총을 난사하고, 러시아군의 최신예 T－80U 탱크에 탑승해 전차포사격을 한다.
피어스 브로스넌 주연의 액션영화 007 `골든아이'에 나왔던 장면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이색 여행상품이 국내에 등장했다.
한 무역회사가 `베일에 쌓인 러시아 군대체험'이란 제목의 여행상품을 국내 처음 개발, 서바이벌 장비전문점과 PC통신 등을 통해 참가자 모집에 나선 것.
러시아에 식료품, 자동차부품 등을 수출해 오고 있는 `팝앤드 무역'은 최근 러시아 군당국으로부터 군부대 체험상품 개발을 제의받고, 현지에서 러시아 군관계자들과 만나 필요한 제반사항에 관한 협의를 끝냈다.
2박3일동안의 군부대입소 외에 현지 관광과 해군기지 견학, 러시아식 사우나를 포함해 총 4박5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의 경비는 2천달러선(약 177만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군부대에 입소해 러시아군의 훈련장면을 참관하고, 간단한 안전교육을 받은 뒤 직접 AK-47소총 등 러시아군 개인화기를 1인당 300발까지 쏠 수 있다.
예비군훈련 때처럼 탄피수거에 신경쓸 필요도 없이 람보처럼 조종간을 자동으로 놓고 총구가 벌겋게 달아오를 때까지 총알을 뿜어댈 수도 있다.
또 직접 T-80U 등 러시아군 최신예 탱크에 탑승해 3~5발의 포탄사격을 할 수 있고, 수류탄도 투척할 수 있다.
입소기간 동안은 러시아군복과 장비를 착용할 수 있어 사실감도 만점이다.
다음달초 러시아로 출발하며 최소 참가자가 6명만 돼도 프로그램은 진행된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경우 몇년전부터 일반인을 상대로 구 공산권 국가의 군부대에 입소해 미그기 탑승과 로켓포 발사 등을 체험하는 여행상품이 나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도 몇몇 여행사가 괌이나 사이판 관광에 실탄사격장 방문 프로그램을 넣고 있지만, 실제로 군부대에 들어가 탱크를 몰고 포사격까지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굳이 서바이벌과 밀리터리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군복무 경험자들도 북한군의 제식소총이기도 한 AK-47소총과 영화와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구 공산권 군대의 무기를 직접 다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진기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팝앤드 무역 김성진 과장은 "대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문의전화가 많다"며 "접근하기 어려웠던 군사대국 러시아의 군체험 프로그램인 만큼 명승고적을 둘러보는 판에 박힌 관광보다는 얻는 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