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전승남-김민기 '못말리는 깜짝쇼'
기사입력 1997년 03월 25일 16시 11분
신세대는 용감하다. 그리고 표현이 솔직하다. LG 새내기 전승남（23）과 김민기（19）가 지난 24일 `깜짝쇼'로 진주 단합대회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장악했다. 조별 장기자랑이 벌어지자 이들은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복장과 분장으로 대상을 차지, `신세대 만세'를 외쳤다. 얼핏 보면 제멋대로이고, 예의도 모르는 아이들로 비춰질 뻔 했지만 모두의 박수 갈채를 이끌기에 충분했다. 대졸 신인 전승남은 `월남 치마'를, 고졸 신인 김민기는 `몸빼 바지'를 입고 구단주의 외가 대청마루에 마련된 특설 무대를 장악했다. 노래 최동수, 춤 전승남과 김민기. 음악이 시작되자 툇마루의 쪽문을 통해 무대에 뛰어든 이들은 노래가 한소절이 끝나기도 전에 웃옷을 훌훌 벗어던졌다. 그러자 가슴팍에서 배까지 내려오는 부드러운 근육 위에다 붉은 루즈로 그린 문양과 글귀가 불쑥 나타나 박수와 웃음을 자아냈다. 전승남은 하트 마크속에 `사랑해요 LG', 김민기는 동그라미 속에 `LG 우승'이라고 뚜렷하게 그려 넣었던 것. 간드러진 율동과 함께 강하게 움직이는 문자는 구단주를 비롯한 강정환사장, 천보성감독 등 단합대회에 참석한 전선수단의 희망이자 올해 반드시 이뤄야할 목표였다. 온갖 아첨과 설득 끝에 대여료 3만원을 약속하고 주방 아줌마에게서 빌린 `몸빼 바지'와 루즈의 재치가 모두에게 즐거움을 골고루 나눠준 것이다. 이들은 분명 `신세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