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 사실과 차이많다
기사입력 1997년 03월 24일 15시 08분
영화 `샤인'으로 스타가 된 호주 출신의 피아니스트 데이빗 헬프갓（49）의 실제 모습은 어떤 것일까. 최근 세계 11개 도시를 거친 순회공연은 완전 매진됐고 영화 `샤인'은 미국내에서만 3천만달러（약 250억원）를 벌어들였다. 헬프갓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은 영국과 미국, 호주의 클래식 차트 1위에서 떨어질줄을 모른다. `샤인'은 천재 피아니스트 헬프갓이 을 딛고 일어서 재기하는 과정을 그린 감동의 영화. 연상의 아내 질리언이 쓴 `당신의 조각 조각까지 사랑해（Love You to Bits and Pieces: My Life with David Helfgott）'도 베스트셀러가 됐다. 헬프갓은 최근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대해 "이건 정말로 멋, 멋, 멋진 일이에요."（영화 `샤인'을 본 사람이면 헬프갓의 이 말투가 실감이 날 것이다）라고 반응하고 있지만 영화와 실제가 같을 리가 없다. 최근 `피플'지에 따르면 평론가들은 그의 엉성한듯한 테크닉과 연주중 중얼거리거나 곡조를 따라 부르는 버릇에 고개를 흔든다. 는 "그는 완성된 연주자로 봐 줄만한 구석이 전혀 없다"고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아내 질리언과 흥행업자들이 헬프갓을 이용해 한몫 잡으려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헬프갓을 혹사하고 있다고도 입을 모은다. 가족들은 영화 내용의 정확성에 의문을 던진다. 헬프갓의 남동생 레슬리는 "영화 자체는 훌륭하지만 사실과는 다르다. 아버지는 아동학대자가 아니었다"라고 말한다. 헬프갓이 원에서 퇴원한 지난 69년 네 자녀를 둔 연상의 여인과 결혼한 적이 있다는 것도 영화와 좀 다른 내용. 당시 헬프갓은 한 오페라단의 리허설 피아니스트로 일하며 정상적인 생활에 복귀하려 했지만 곧 실패했다. 84년 결혼한 현재의 아내 질리언은 그를 하루 125개비의 담배와 설탕을 잔뜩 넣은 10잔의 커피에서 해방시켰다. 지금도 헬프갓은 정신과 의사와 환경 조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신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헬프갓은 뉴 사우스 웨일즈의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연습과 사람들 껴안기, 그리고 수영으로 보낸다. "（물속에 들어가）무게를 느끼지 않는 것이 스트레스를 덜어준다"는게 질리언의 말. 아직 완쾌라고는 볼수 없지만 헬프갓은 조금씩 현실을 이해해가고 있으며 자신의 재능을 뒤늦게 펼 기회를 반가워하고 있다. 헬프갓은 "난 행운아예요. 하지만 난 꼭 연주, 연주, 연주를 해야만 해요"라고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