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기상도] 약진 유공-LG쾌청
기사입력 1997년 03월 23일 15시 08분
`유공 LG는 약진, 신생돌풍 없음'. 22일 뚜껑을 연 올 프로축구의 기상도다. 10개 구단이 한꺼번에 베일을 벗은 22일의 97아디다스컵 프로축구 개막전은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을 적잖이 흔들어 놓았다. 물론 개막전 결과만을 놓고 팀 전력을 재단하기는 무리지만 경기의 질（質）을 보면 팀 전력의 변동폭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개막전 5경기의 결과는 동계훈련의 중요성과 전통의 무게를 새삼 느끼게 한다. 동계훈련이 가장 충실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유공과 LG는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매끄러운 경기를 펼쳤다. 유공은 비록 삼성에 통한의 동점골을 빼앗겨 `무승의 한'을 떨치진 못했으나 작년보다 조직력과 파워, 경기운영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특히 러시아 출신 보리스를 스위퍼로 채용, 기존 4－4－2 전술의 취약점을 보강해 공격－수비－미드필드의 균형이 배가된 느낌을 준다. 삼성은 작년보다 조직력이 약간 이완된 느낌을 주었으나 화력과 특유의 응집력이 살아 있어 바데아（루마니아）만 회복하면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예상이 가장 빗나간 곳이 바로 대우－LG의 창원경기다. 대우는 우승후보, LG는 대전과 함께 최약체로 꼽혔으나 박빙의 승부 끝에 대우가 PK로 간신히 비겼다. 대우는 신임 이차만 감독이 호화멤버의 잠재력을 짜내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LG는 신임 박병주 감독이 집중보완한 수비진이 안정을 찾으면서 상당폭의 전력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포항은 일화 신임 레네（벨기에）감독에게 데뷔전 승리를 안겨주긴 했지만 이영상 코놀 마말리 등 주전 5명이 빠지고도 오히려 경기내용은 일화를 압도, 전력이 상승됐음을 입증했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은 작년 우승팀 현대도 마찬가지. 7분만에 무려 4골을 쓸어넣어 신생 대전을 울린 것. 대전은 작년 아디다스컵 개막전서 삼성이 현대를 2대1로 격파하고 돌풍일으키기를 시작했음을 감안할때 당분간 힘겨운 레이스가 예상된다.
